[단독] 원전 수소제거장치 "규격 미달"..한수원 보고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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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모든 원전에 설치된 핵심 안전 장비 중 하나인 수소제거장치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는데도, 이를 축소·은폐한 정황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한수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8년 9월 독일의 한 시험 업체에서 원전 안전 장비 중 하나인 '피동형 수소제거장치'의 성능을 실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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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모든 원전에 설치된 핵심 안전 장비 중 하나인 수소제거장치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는데도, 이를 축소·은폐한 정황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한수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8년 9월 독일의 한 시험 업체에서 원전 안전 장비 중 하나인 '피동형 수소제거장치'의 성능을 실험했습니다.
이 장치는 촉매를 통해 공기 중 수소를 산소와 결합시켜 물로 만들고,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앞서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모두 291억 원을 들여 전국 26개 원전에 이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독일에서의 실험 결과, 해당 장치는 섭씨 60도, 1.5기압 환경에서 초당 0.2g의 수소를 제거해야 했지만, 수소 제거량이 예상의 30~60%에 그치는 등 성능이 구매 규격에도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7차례에 걸친 실험 중 해당 장치의 촉매 온도가 500도가 넘어가고 추가적인 수소 제거를 위해 물이 뿌려지는 등 실제 원전 중대사고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진행된 두 번의 실험에서는 수소제거장치의 촉매가 가루로 떨어지고, 수소와 반응하면서 고온의 불꽃으로 변하는 현상도 관찰됐습니다.
한수원 내부 보고서는 이런 실험 결과에 대해, 불붙은 촉매가 날리게 되면 넓은 범위의 수소연소를 일으켜 원자로 내부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고, 실험 뒤 촉매 표면 손상도 관찰됐다며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한수원의 최종보고서에서는 해당 실험 결과가 축소됐거나 빠졌고, 수소제거 장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담겼습니다.
한수원은 원전 이상 시 보고 의무가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도 실험 결과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공익제보를 접수했으며, 원안위는 권익위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이에 대해 한수원은 해당 실험은 인허가 목적이 아닌 심층 연구를 위해 추가로 한 것일 뿐이며, 최종 보고서는 연구과제 전체를 종합적으로 요약,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촉매 가루가 불티로 날리는데 대해선 '이상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장치의 운전 조건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여서 당장 장비 교체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사안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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