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효과 62%..자문단 다수 "고령자 배제 이유 없다"

최하얀 2021. 2. 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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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식약처 자문단 "아스트라, 고령자도 접종" 조건부 허가]
백신 안전성·효과 검증 회의
"아스트라 임상 만 65살 참여
7.4%에 그친다는 이유만으로
투여 배제할 수 없다" 판단
4일 중앙약사심의위가 2차 검증
의협 회장 "65살 이상 효능 입증 안돼"
정은경 "집단 면역 가능하다면 접종
1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백신 초기 접종이 진행되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접종실을 점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문가 자문기구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고령층에게 접종해도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당 백신은 유럽에서 고령층 접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부 국가는 고령층을 제외하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자문기구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전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다.

1일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비드19 백신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자문단의 판단은 백신 허가·심사를 위한 3중의 전문가 자문 절차 가운데 첫번째 관문이다. 전날 열린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임상 통계 전문가 등 8명이 참석해 아스트라제네카 쪽이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를 두고 안전성, 효과성을 분석했다. 안전성 평가 대상이 된 임상자료는 영국 2건(1·2상, 2·3상), 브라질 1건(3상), 남아프리카공화국 1건(1·2상) 등 모두 4건이고, 효과성 분석 대상 자료는 이 가운데 영국(2·3상)과 브라질(3상)에서 수행된 2건이다.

■ 1차 관문서 ‘고령자 투여 가능’ 결론 우선 검증자문단은 표준 용량을 2회 투여했을 때 예방효과가 62%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임상 3상에서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낸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는 낮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 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발생한 이상사례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임상시험 기간 중 백신을 맞은 30대 임상 참가자 1명에게서 횡단성척수염이 발생했지만 허가를 해선 안 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를 포함한 중대한 이상사례 발생 비중은 백신군이 0.7%(79명)였고, 위약 등이 투여된 대조군은 0.9%(89명)였기 때문이다. 다만 검증자문단은 “허가 뒤 신경계 관련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제시했다. 백신 투여량은 신청 투여 용량(표준 2회)과 접종 간격(4~12주)을 그대로 따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자문단은 특히 고령층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자문단 소속 전문가 다수는 효과성을 분석한 임상시험 참여자 중 만 65살 이상이 7.4%(660명)에 그친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애초 임상시험 계획의 대상자가 만 18살 이상으로 설계된 점, 만 65살 이상 포함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 등을 종합 고려한 결과다. 다만 “고위험군인 고령자 자료가 부족하고 (백신으로 형성된 고령층의) 항체가가 65살 미만 성인에 비해 낮아 임상 등 추가적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소수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식약처는 오는 4일 두번째 전문가 자문 절차이자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전문가 의견을 듣고 회의 결과를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에서 백신 수송 사전 예행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보관·접종 용이한 장점도 함께 봐야 남은 절차에서도 고령층 접종 여부가 가장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조건부 허가했지만, 독일은 65살 미만에게만 접종을 권고하는 등 고령층 효과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에서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협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만 65살 이상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노인에게는 효과가 더 높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커져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률이 낮아지면 국내 백신 접종 일정에 전반적인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령층 접종이 예정된 1~2분기 도입 예정 백신 상당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화이자는 냉동 백신이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나가서 접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져도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이 있다면 (요양병원 등에서) 충분히 접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도 “아스트라제네카는 보관이 용이하고 빠르게 많은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다. 백신마다 예방효과, 보관·관리 조건, 접종 비용, 접종 가능 속도 등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에서 고령층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질병청은 코백스 퍼실리티(세계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2월 중순 화이자 백신 11만7천도스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에 더해, 2월 말에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선구매한 물량 중 125만도스가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돼 공급된다고 밝혔다. 코백스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상반기 중 최소 260만도스에서 최대 440만도스가 들어올 예정으로, 이 가운데 2월 중 도입 물량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2월 중 공급이 분명해진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136만7천도스로, 이를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 의료진(4만9천명),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입소자와 종사자(87만명) 등에게 우선 접종하게 된다. 화이자 백신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에게 처음 접종된다.

최하얀 김지훈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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