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배우자 고령화..남겨진 가족은?
[KBS 제주]
[앵커]
외국인과 결혼해 이루는 다문화 가정이 생긴 지도 30년 가까이 흘렀는데요.
한국인 배우자의 고령화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실질적 가장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방인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염증이 퍼져 검게 변한 남편의 얼굴을 아내가 조심스레 닦아줍니다.
거동도 대화도 못 하는 남편을 받아줄 병원이 없어서 아내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임시 일자리도 관뒀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음성변조 : "(퇴원 후) 집에 돌아와서 더 아팠고 생활도 더 힘들었고. 나도 일 다 못 하고 돈도 못 벌고. 엄청 힘들었어요."]
5년 전 남편과 사별한 마파 마리안씨.
남편이 떠난 지 3년 만에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았지만 돈 걱정에 치료를 미뤄오다 종양이 커져 지난달 수술을 받았습니다.
세 아이를 양육하는 가장이지만, 항암 투병까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마파 마리안/결혼이주여성 :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요. 아기들 어떻게 키울지.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다문화 혼인은 1990년대 초 전체 결혼 건수 가운데 1% 남짓이었지만, 현재는 10쌍 중 1쌍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초창기 때로부터 30년 가까이 흐른 현재 결혼 이민자 가운데 사별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0.8%에서 4.8%로 6배나 급증했습니다.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인 배우자의 빈자리는 큰 시련에 해당합니다.
[강미숙/제주이주여성상담소 상담원 : "남편의 사망이 곧 이주여성에게는 생활의 직격탄이잖아요. 언어와 체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이방인이 돼 떠돌고 더 생활난을 겪게 돼요."]
세월이 흐르면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실질적 가장이 되고 있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조하연
임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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