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케인 빈자리..손흥민은 외로웠다

윤은용 기자 2021. 2. 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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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군분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1일 영국 팔머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상대와 공을 다투고 있다. 브라이턴 | AFP연합뉴스
브라이턴전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
집중 견제에 막혀 슈팅 2개 ‘고전’
베일도 이름값 전혀 못한 채 무기력
토트넘, 졸전 끝 패배…위기 고조

해리 케인의 빈자리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케인을 대체할 손흥민(29)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혔고, 케인을 대신해 출전한 개러스 베일도 무기력했다.

토트넘은 1일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앞서 리버풀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한 토트넘은 승점 33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10위 아스널(승점 31점)과도 2점 차에 불과해 자칫 하위권으로 밀려날 위기에 몰렸다.

케인의 공백이 절실하게 느껴진 경기였다. 케인은 지난달 29일 리버풀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복귀까지 최대 6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케인의 자리에는 손흥민이 들어갔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12골·6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어쩌면 케인을 대신할 수 있는 조제 무리뉴 감독의 유일한 선택이나 다름없었다.

손흥민은 이날 케인의 포지션인 최전방 원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무리뉴 감독은 이와 함께 베일을 투입하며 손흥민-스테번 베르흐베인-베일로 이어지는 스리톱을 구성했다.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가 누구인지 뻔히 보이는 상황이라 상대 수비 입장에서 대처하기 쉬웠다. 그동안 공간 창출에 절대적인 능력을 보였던 손흥민은 이날 케인의 자리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케인은 올 시즌 자신의 주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 외에도 살짝 처진 위치에서 상대 수비 배후를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양질의 패스를 전달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축구를 선호하는 무리뉴 감독 전술에서 케인-손흥민 공격 루트는 골로 가는 공식이나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이날 고군분투했다. 베르흐베인과 베일로부터 좋은 패스 한 번 없이 어떻게든 찬스를 만들어보려 홀로 싸웠다. 손흥민은 이날 90분 내내 슈팅을 2개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반에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무리뉴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를 투입해 공격진을 재편성하면서 그제서야 손흥민의 슈팅이 나왔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외로웠다. 끝내 5경기 연속 골 침묵이 이어졌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은 경기 후 평점 4점을 부여하면서 “손흥민은 이날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단, 공을 잡고 있었을 때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손흥민의 최전방 이동으로 비게 된 측면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베일도 쓴소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모처럼 선발 출전한 베일은 기대만큼의 활동량도 보여주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베일을 교체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패배는) 한 선수만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냉정했다. ‘BBC’는 “4번이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베일은 이날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다”고 했다.

케인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한 여파가 손흥민을 넘어 팀 전체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때 우승까지 노렸던 토트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해결사’ 손흥민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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