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은 '지킬박사' 후반은 '하이드'..'두 얼굴'이 되어 무너진 임성재

류형열 선임기자 2021. 2. 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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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임성재가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아의 토리 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4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라호아 | AP연합뉴스
8번홀까지 공동 2위 달리다 추락
후반 6개 홀에서 7타 잃는 ‘악몽’
파머스 인슈어런스 ‘톱 10’ 놓쳐

골프는 때로 종잡을 수 없다. 술술 풀리다가도 한순간에 대책 없이 꼬이기도 하는 게 골프다.

임성재가 1일 토리 파인스 남코스에서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지킬 박사와 하이드’ 모드를 생생히 보여줬다.

임성재는 전반과 후반의 플레이가 ‘지킬’과 ‘하이드’만큼이나 완전히 달랐다.

전반은 환상적이었다. 파4 2번홀 버디를 시작으로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잡았다. 2번홀에선 11m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6번홀과 8번홀까진 정교한 아이언 플레이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한껏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선두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까지 뛰어올라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파5 9번홀에서 흐름이 끊긴 게 아쉬웠다. 세 번째 어프로치샷이 조금 짧았고, 결국 3m 거리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변곡점이 됐다.

후반 들어 임성재는 괴물 ‘하이드’로 돌변했다. 10번홀부터 13번홀까지 4홀에서 5타를 잃었다. 파4 12번홀에선 어프로치 실수가 이어지며 더블 보기를 했다. 파4 15번홀에서도 벙커샷과 어프로치샷 실수가 겹치며 2타를 잃었다.

임성재는 후반 6개 홀에서 7타를 잃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파5 18번홀에서 후반의 유일한 버디를 잡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간 뒤였다.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 더블 보기 2개로 1타를 잃은 임성재는 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승은 패트릭 리드(미국)가 차지했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친 리드는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토니 피나우(미국) 등 공동 2위 선수들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통산 9승째를 올리고 상금 135만달러(약 15억원)를 받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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