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K배터리, 실적 호조 발판 '3색 대결' 치열
[경향신문]
LG에너지솔루션, 48% 성장·작년 매출 12조 넘고 영업이익 흑자
삼성SDI는 배터리·ESS·소형전지 등 강점…영업이익 334% 증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1조대 신규투자 시장 점유율 6위 ‘점프’
글로벌 전기차 수요 급증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는 ‘K배터리’(한국 배터리 산업) 3사의 지난해 성적표가 지난달 말 모두 발표됐다. 지난해 2분기 흑자 전환 이후 수익을 본격 확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본부)과 4분기 흑자 전환으로 도약을 기대하는 삼성SDI, 공격적 투자로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닮은 듯 다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 제품의 점유율은 34.7%였다. 2019년 16.0%에서 1년 만에 2배 이상 확대됐다.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과 글로벌 ‘빅3’를 형성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12조3557억원으로 8조원대 매출을 올린 2019년에 비해 48.0% 증가했다. 그동안 막대한 시설 투자금 등으로 탈피가 어려웠던 적자 구조에서도 벗어났다.
지난해 2분기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3분기(1688억원)와 4분기(1158억원) 연속 흑자로 연간 3883억원의 흑자를 냈다. 2019년 4500억원대 적자를 기준으로 하면 1년 사이 약 8400억원을 더 벌어들인 것이다. 투자 가능한 ‘실탄’을 확보한 것이어서 향후 이익 증가세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소형전지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SDI 전체 사업에서 반도체 소재 등 전자재료를 제외한 에너지·기타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13억원으로 전년 555억원 대비 334.8% 증가했다. 중대형 전지의 대표격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손익분기점에 거의 근접하면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유럽에서 차량용 전지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ESS도 미주에서 매출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실적에는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관련 충당금이 반영돼 있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화재 위험이 없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정유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2조원 넘는 적자를 냈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는 1조2674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이 돈은 헝가리 이반차에 제3공장을 짓는 데 전액 투입되며 SK이노베이션의 생산기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연간 생산능력 12GWh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9위에서 6위로 올라갔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의 매출은 전년의 2.6배에 이르는 1조6102억원을 기록했다.
광폭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가동을 시작한 공장들도 초기 비용으로 아직까지 영업이익을 기대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 공장과 헝가리 2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결실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3사 외에도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까지 2차전지 산업은 이미 한국의 성장동력”이라며 “미국에서 LG와 SK가 벌이는 소송전의 불확실성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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