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입구부터 걸어서 배달해야"..배달원에 갑질하는 아파트들
[앵커]
단지 입구에서부터는 걸어가라,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타라, 헬멧은 벗고 배달하라.
음식 배달이 일상이 된 요즘 시대에 배달노동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요구한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데요.
배달 노동자들, 급기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배달 노동자 김 모 씨가 탄 오토바이가 아파트 단지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보안 요원이 입구에서 내리라며 제지합니다.
[김OO/배달 노동자 : "저기 선생님 지하로 못 내려가나요? (네네. 거기 세우면 되고 걸어가면 되고...)"]
지상은 물론 지하주차장도 이용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하는 수 없이 김 씨는 남은 목적지까지 걸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OO/배달 노동자 : "(배달 한 건당) 수수료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깐 하나라도 더 뛰기 위해서 시간을 좀 단축하고 싶은데, 제지하는 걸 보면은 '내가 범죄자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인근 아파트 단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거리입니다.
모든 단지들이 지하주차장 이용까지 금지하면서 이렇게 인도 옆으로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배달 노동자/음성변조 : "도로에 세워도 불법이죠. 인도 세워도 불법이에요. 근데 음식은 갖고 오래요. 이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고 가야 할까요?"]
보안 요원들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결정이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아파트 보안 요원/음성변조 : "주민자치위에서 동대표들이 이거를 오토바이를 진입을 막자, 사고 나고 그러니깐..."]
이처럼 오토바이 출입이 금지된 아파트 단지는 서울에서 현재 확인된 곳만 62곳이나 됩니다.
여기에 화물 엘리베이터만 타게 하거나 헬멧이나 우의를 벗도록 요구하는 곳도 10곳이 넘습니다.
[김영수/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지회장 : "(아파트 입주민의) 시선이 수치심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배달하는 사람은 지저분하고 두렵고 무서운 대상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빨리 좀 바꿔줬으면…."]
배달 노동자들은 이 같은 일부 아파트 단지의 지침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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