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묻지마 투자' 한국 등 국제사회도 책임"
[경향신문]
로힝야족 인권 탄압 눈감고
군부로 투자 자금 흘러들어
유엔 안보리 안건 회부 등
더 늦기 전 군부 압박해야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사진)은 1일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후퇴한 데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책임도 크다”며“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표단을 미얀마에 빨리 파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인 이 전 보고관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인권이사회의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을 맡았다. 2017년 7월 마지막 방문 후 미얀마 정부에 입국을 거부당했다.
- 군부가 지금 쿠데타를 단행한 이유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올해 6월 물러나야 하는데 그의 퇴임 후 군부가 그동안 축적한 부와 권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과 다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 집권 2기를 맞은 문민정부가 위기에 처했다.
“쿠데타 조짐이 생긴지는 조금 됐다. 지난 며칠간 장갑차나 탱크들이 미얀마 양곤 시내를 활보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미얀마와 전화가 연결됐는데, 지금은 안 된다. 통신, 인터넷이 끊기고 도로도 폐쇄됐다. 군부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시위를 하기 어려운 지금이 쿠데타를 일으킬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 사실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집권한 후에도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수지 고문이 민주화 약속을 저버리면서 정권에 비판적 학생들이 구금되고 언론 탄압도 심했다. 하지만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더욱 심각하게 퇴보하게 될 것이다.”
- 쿠데타가 소수민족에게 미칠 영향은.
“수지 집권하에서도 군부는 로힝야나 라카인족 등 소수민족들을 상대로 전쟁범죄를 저지르며 인권을 유린해왔다. 최근 군부는 또다시 라카인족을 무차별 감금·사살하고, 민간인 집을 폭격했다. 군부가 집권하면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이 더 커질 것이다.”
- 국제사회가 해야할 일은.
“미얀마 민주주의가 후퇴한 데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책임도 크다.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눈감고 사업 유치를 위해 ‘묻지마’ 투자를 한 결과 미얀마 군부로 한국 자금이 대거 흘러들어갔다. 유엔은 미얀마 쿠데타를 안전보장이사회 안건에 회부하고, 유엔 대표단을 서둘러 미얀마에 파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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