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례식에 모여든 '노마스크' 2만여명
코로나로 사망한 랍비 추모
총선 앞둔 총리, 표심 의식
방역수칙 위반에도 손 못 대
[경향신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3차 봉쇄에 돌입한 이스라엘에서 무려 2만여명의 추모객이 몰려든 ‘성대한’ 장례식이 열렸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유대교 랍비 2명을 추모하는 행사였음에도, 거대한 추모 인파를 구성한 사람들은 대부분 ‘노마스크’ 상태였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지만, 변이 바이러스와 방역수칙을 거부하는 종교단체 때문에 ‘집단면역’ 형성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31일(현지시간) 초정통파 유대교인 2만여명이 예루살렘 시내 한가운데서 랍비 메슐람 도비드 솔로비치크(99)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또 다른 랍비 이츠호크 샤이너(98)의 장례식에 추모객 8000여명이 몰렸다. 두 랍비 모두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신도들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행진했다.
문제는 오는 3월 총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들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초정통파는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하다. AP통신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초정통파의 지지 없이 집권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협력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경찰들은 이날 신도들의 대규모 행진을 제지하지 않았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 집 근처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는 방역지침 위반을 이유로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시킨 터라 ‘이중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초정통파는 독특한 복장을 하고 공동체 생활을 한다. 신도들 다수가 신앙 생활에 방해가 된다면서 코로나19 봉쇄와 마스크 쓰기 등 방역지침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 보고되고 있는 이스라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40%가 초정통파 유대교 관련 시설에서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인 기드온 사르 리쿠르당 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이유로 법 집행을 포기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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