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지워왔던 수베로호의 한화, 우천은 플랜B로[현장속으로]

최민우 2021. 2. 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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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시작할 때 비와 얽힌 여러 덕담이 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으로 재창단 수준의 팀 빌드업을 강조한 한화가 야심찬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날, 비가 내렸다.

한화의 스프링캠프 장소인 거제는 1일 부슬비가 내렸다.

한화가 둥지를 튼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은 지난해 6월 개장한 최신식 시설이지만,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비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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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스프링캠프인 하청스포츠타운에 방수포가 설치돼 있다. 제공|한화
[거제=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무언가를 시작할 때 비와 얽힌 여러 덕담이 있다. 개업식이나 결혼식, 이삿날 비가오면 ‘대박난다더라’는 류의 얘기들이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으로 재창단 수준의 팀 빌드업을 강조한 한화가 야심찬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날, 비가 내렸다.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시즌 준비에 돌입하는 날 비를 맞닥뜨렸으니, 올시즌은 대박이 날 수 있을까. 일단 선수단은 비 변수 탓에 이리저리 이동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따지고보면 올해 스프링캠프는 유독 변수가 많았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한화도 겨울 내내 발빠른 대처로 불안 요소를 지워갔다. 지난해 최하위가 결정된 뒤 재빠르게 차기 시즌을 준비했고, 감독 선임부터 외국인선수 선발과 입국까지 일산천리로 진행했다. 스프링캠프 역시 국내 여러 후보군들을 추려 현장을 답사했다. 당초 캠프 후보지였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서산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보다 따뜻한 거제에 둥지를 틀었다. 변수를 하나씩 지워냈지만 날씨까지는 통제하지 못했다. 대신 플랜B를 가동해 실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가운데)이 실내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한화
한화의 스프링캠프 장소인 거제는 1일 부슬비가 내렸다. 큰 비는 아니었지만 그라운드가 젖어 훈련하긴 애매했다. 한화가 둥지를 튼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은 지난해 6월 개장한 최신식 시설이지만,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비에 취약하다. 또 훈련 중 비를 맞아 감기에 걸리는 것도 위험하다.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실내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복토공사 등으로 훈련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었지만, 첫 날부터 부상과 싸움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 구단 관계자는 “거제 캠프는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주목적이다. 또한 캠프 첫날에 무리할 이유가 없어 이같은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예정됐던 공식훈련은 실내훈련으로 바뀌었다. 당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선수단을 A·B조로 나눠 훈련하는 일정이었다. 첫날인만큼 워밍업, 캐치볼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벼운 훈련으로 짰다. 그러나 비로 전면 무효화했다.
한화 정우람(왼쪽)이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실내 훈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제공|한화
선수단은 숙소인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의 웨이트장에서 실내 훈련으로 전환했다. 숙소에 있는 웨이트장이라고는 하나, 규모가 큰 편이라 투수와 야수를 나눠 훈련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트레이너들이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자세를 교정해주고, 수베로 감독,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도 함께 가졌다. 처음 이 곳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선수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국내외에서 많은 훈련 시설을 다녀본 정우람도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깔끔하다. 운동하기 좋은 조건”이라며 “좋은 구단에 있어서 이런 편의를 누릴 수 있는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한화 김이환(오른쪽)이 1일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에서 실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한화
한화가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화는 제주도에서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18년만에 국내에서 캠프를 진행해 당시 제주캠프를 경험한 선수는 현재 없다.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주로 스프링캠프를 치렀고, 미국 하와이나 애리조나 투산 등에서 시즌을 준비한 탓에 선수들도 국내 캠프가 낯설 수밖에 없다. 더구나 거제는 프로 선수들이 캠프를 치를만 한 시설이 갖춰져있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이었다. 한화가 테이프를 끊은 셈이라 새로운 ‘약속의 땅’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독수리군단이 ‘새출발 하는 날 내린 비’로 더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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