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보고서 축소 의혹..원안위에도 안 알려
[앵커]
지진 같은 비상상황을 가정한 실험에서 원전폭발의 원인이 되는 수소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고온의 불꽃 가루가 날아다닌 문제점.
지난해 한수원이 내놓은 최종보고서에는 축소되거나 아예 빠졌습니다.
이 내용은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7월 문제의 실험 결과 등을 담은 원전 안전성 관련 최종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2년 전 실험 결과와는 달리, 수소제거장치에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KBS가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수소제거장치의 촉매가 유입된 대기와 반응하는 면적이 넓어 수소제거 효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습니다.
구매 규격에조차 미달했던 실험 결과에 대해선, '일부 환경'에서 공급사가 제공한 수소 제거율보다 다소 낮게 평가된다고만 적었습니다.
불붙은 촉매 가루가 흩날린 현상은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촉매에 불이 났지만 높은 수소제거율 덕에 화염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박종운/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 "다 발화원이 되는 거죠. 만약에 저 안에 수소 농도가 높다고 그러면은 저거는 바로 폭발이에요. (수소) 농도가 7, 8% 이상으로 올라갔다. 그러면 그냥 터지는 거예요."]
보고서 축소 의혹에 대해 한수원은 최종 보고서는 연구과제 전체를 종합적으로 요약 작성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불붙은 촉매 가루 문제는 관련 부서와 장치 제조사에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종 보고서 이후에도 한수원은 물론 제조사도 설계 변경 등의 추가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원전 안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정기적인 성능 시험 결과가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원자력 안전 위원회에 보고가 됐어야 되고, 그리고 안전기술원이 기술적으로 파악을 하고, 필요하다면 현장조사... 이 정도면 전수 조사를 하는 게 맞습니다. 왜냐면 그중에 어떤 게 있을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원안위는 공익신고 내용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조용호/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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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mc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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