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아닌 '미결정' 받은 장애인, 3주간 돌본 이 없었다
<앵커>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으면 양성과 음성 이렇게 딱 두 가지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미결정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양성과 음성의 중간 상태로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자가 격리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결정 통보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내용, 박수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홀로 사는 70대 시각장애인 A 씨는 지난해 말 코로나에 감염돼 입원한 열흘보다 퇴원 후 최근 집에서 보낸 3주가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혼자 밥을 해 먹는 것도, 외출도 쉽지 않아 활동 보조인이 꼭 필요한데 도움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A 씨/시각장애인 : 칼이 무서워요. 칼을 잡는다는 게. 손 다칠까 봐 무서워요. (가스레인지 불을) 켜려니까 막 옆에 다 붙어서 불이 나는 것 같아요.]
퇴원 전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A 씨는 양성도 음성도 아닌 '미결정'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병원은 감염 전파력이 없다는 의사의 퇴원 확인서를 발급했습니다.
이후 집에 돌아와 장애인 자활센터에 보조인 지원을 신청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장애인 자활센터 : 센터도 불안하고 활동 지원하는 선생님도 불안하고 0.01%라고 (감염)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건 안 하는 게…]
주민센터의 사회복지사도 찾았지만 대답은 같았습니다.
[지역 주민센터 : 저희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대면 업무를 보잖아요.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음성 판정'이 필요하다는 말에 A 씨는 장애인 전용 택시를 불러 홀로 3차례나 선별 검사소를 찾았습니다.
퇴원한 지 약 한 달이 지나서야 3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씨/시각장애인 : '일상 생활해도 된다' 이렇게 소견서까지 받고 왔는데 그것을 인정을 안 하고…너무 힘든 삶이에요, 장애인들이….]
[이연주/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 : (지난해 6월에) 중대본에서 관련된 매뉴얼을 만들긴 했지만 실제로 현장에선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죠.]
코로나19 장기화 속 여기저기 생기는 돌봄 사각지대에 대한 정부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정회윤, VJ : 신소영)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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