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쿠데타..아웅산 수지 구금
수지 "국민들 쿠데타에 저항을"
[경향신문]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사진)을 비롯한 정부와 집권 여당 지도자들을 구금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를 비판하며 수지 고문 등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53년여간의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2015년 문민정부로 평화롭게 정권이 이양됐던 미얀마의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다.
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얀마 군부는 이날 새벽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지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정부·여당의 주요 인사들을 구금했다. 군부는 이날 미얀마군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를 단행했다”며 “권력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고,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쿠데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수지 고문은 구금되기 직전 “군부 쿠데타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얀마 국민들을 향해 “쿠데타에 저항해달라”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 연방 상·하원 의석(476석) 중 83.2%(396석)를 확보하며 단독 정부 구성 요건을 갖췄다. 2015년 문민정부를 처음 출범시킨 총선 당시보다 6석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군부와 연계된 제1야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5년 전보다 9석 적은 3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후 군부는 860만명의 유권자 명부가 실제와 다르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리고 연방의회 개원이 예정된 이날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단행했다.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이번 쿠데타로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민간인들의 삶이 더 크게 낙후될 것”이라면서 “로힝야 등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도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 등도 이번 쿠데타를 강력 비판하며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종섭·김윤나영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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