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직원 절반이 억대연봉인데?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다"

페이스북 글 "수신료 인상 앞서 KBS의 방만한 경영 실태 바로잡아야"

서울 여의도 KBS 사옥. 뉴스1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KBS 수신료 인상 방침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직원 절반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 데 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나 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더 중요한 과제는 KBS의 방만한 경영 실태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KBS 수신료 인상은 지지를 얻기도 어렵고 정당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KBS 직원의 절반 가까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며 “국민은 이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실까”라고 물었다.

나 전 의원은 “최근에는 TV를 보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아예 TV가 집에 없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면서 “그런데 세금이나 다름없는 KBS 수신료를 1.5배 이상 올리자니, 국민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어 그는 “게다가 내부 직원이 ‘억대 연봉 부러우면 입사하라’는 글까지 올렸다니 국민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줬다”면서 “코로나19로 국민은 너무나 힘들고 지쳤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실업자들이 KBS 억대 연봉과 수신료 인상을 들으면 얼마나 큰 박탈감과 좌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KBS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는 자체 노력부터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KBS는 지난달 27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국민이 고통받는 시점에 무리한 인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직장인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KBS 직원 절반이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다’면서 ‘능력 되면 KBS에 입사하라’는 취지의 직원 추정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KBS는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