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 2위 간암, B형 간염이라면 100배 위험
간암은 조기 진단되면 간 절제ㆍ간 이식 등으로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70% 정도는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간이 바이러스ㆍ술ㆍ지방ㆍ약물 등의 공격으로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간암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는 1만5,405명(6.6%)으로 전체 암 중 6번째로 많았다(국가암정보센터). 사망률은 더 심각해 인구 10만명당 간암 사망자가 20.7명으로 폐암(34.8명)에 이어 2위다. 남성이 여성보다 2.9배 많았다. 2월 2일은 간암의 날이다. 대한간암학회가 1년에 ‘두’ 번, ‘두’ 가지 검사(초음파ㆍ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간암을 조기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자는 뜻에서 2017년 제정했다.
윤영철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침묵의 장기’인 간은 모르는 사이에 병이 진행돼 손댈 수 없이 악화된 뒤 발견된다”며 “간암도 마찬가지여서 Bㆍ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거나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간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B형 간염 바이러스(72%), C형 간염 바이러스(12%), 알코올(9%) 순이다. 이 밖에 약물ㆍ비만ㆍ자가면역 등도 원인이다(2014년 대한간암학회 간암의 위험 요인).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100배,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배 증가한다.
또 간염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간암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특히 간경변증 유무는 간암 발생률에 큰 영향을 준다.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으면 간암 발생률은 1,000배 이상 늘어난다.
간암 증상은 초기엔 거의 없다가 서서히 나타난다. 증상이 뚜렷해졌을 땐 이미 진행된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염으로 간 수치가 매우 높아져도, 간경변으로 진행해 간이 작아져도, 간암이 생겨 간에 크게 자리해도 전혀 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 다만 간암 크기가 커지고 임파선이나 혈관 등을 침범했을 때에는 복부 통증이나 불쾌감, 심한 피로감과 쇠약감, 간 기능 악화, 황달과 복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간암 진행 정도는 종양 크기와 종양의 혈관 침범 여부, 전이 여부에 따라 4단계로 나눈다. 간 기능과 건강 상태를 정밀 검사해 치료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간 절제술이나 간 이식을 시행한다.
고주파 열 치료, 에탄올 주입술 등도 있다. 고주파 열 치료는 초음파 등 영상 검사로 종양 위치를 파악한 후 전류가 흐르는 바늘을 찔러 넣고 열을 가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은 전류 대신 에탄올을 넣어 치료하는 것이다. 간암 크기가 3㎝ 이하일 때 시행되는데 암 크기가 작으면 간 절제에 비견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다.
간암이 많이 진행돼 간 절제ㆍ간 이식ㆍ고주파 열 치료 등을 적용할 수 없으면 간의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약물을 주입해 혈관을 막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 화학 요법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간암 방법은 간 이식이다. 다른 치료보다 5년 생존율 외에 10년, 20년 생존율 역시 압도적으로 높다.
간암을 막으려면 간경변증 원인이 되는 BㆍC형 간염 예방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아직 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은 주사침 1회 사용, 부적절한 성접촉 피하기, 문신이나 피어싱 등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여럿이 손톱깎이나 면도기를 같이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 알코올성 간경변증 예방을 위해 절주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만 40세 이상 간암 발생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간암 고위험군은 간경변증,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 양성,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 질환 환자다. 검진 비용은 무료 또는 10%만 본인이 부담한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검진 대상을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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