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악동' 비난에도..리드 또 우승
5타차로 개인 최다 타수차 정상
3R때 러프에 박힌 공 집어 논란
임성재 32위·최경주 공동69위
보통 사람이라면 남에게 비난이나 의심을 받으면 의기소침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전혀 그런 감정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도 있다. 의심에 대해 결백할 수 있고, 그런 비난쯤이야 개의치 않는 특별한 심장을 가졌을 수도 있다. '필드의 악동' 소리를 듣는 패트릭 리드(31·미국)는 그런 선수 중 한 명인 듯하다. 리드가 또 한번 구설에 올랐지만 우승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리드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75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친 리드는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등 5명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이후 1년 만의 우승으로 통산 9승째를 챙긴 리드는 개인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도 세웠다. 우승 상금은 135만달러(약 15억원).
2013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둔 뒤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최소 한 번 이상 우승하는 등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리드지만 늘 '실력'보다는 '돌출 행동'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날 3라운드에서 규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10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왼쪽 러프로 들어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리드는 공이 땅에 박혔다고 판단해 경기 위원이 오기 전에 공을 들어 올렸다. 방송 카메라를 등지고 한참이나 공이 박혔던 곳을 누르는 듯한 동작을 했는데, 박힌 공은 무벌타 드롭이 가능하지만 그의 행동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 홀에서 리드는 5m쯤 되는 거리에서 파를 기록하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2018년 마스터스 챔피언으로 스타덤에 오른 리드는 2014년 라이더컵에서 미국 팀이 승리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면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아마추어 시절 좋지 못했던 행실이 폭로되고, 자주 규정 위반에 따른 구설에 오르며 '영웅'보다는 '악동' 이미지를 더 굳히게 됐다. 특히 2019년 히어로 월드 챌린지 경기 도중 벙커에서 라이를 개선해 규정 위반으로 2벌타를 받으며 '사기꾼'이라는 소리까지 듣기도 했다.
리드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극단적인 선수도 없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리드를 '가장 인기 없는 골프 선수'로 지목한 바 있고, 미국 ESPN도 '동료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선수' 2위로 리드를 올려놓은 적이 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는 '불완전한 남자(an imperfect man)가 완벽한 플레이(playing perfectly)로 지상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하다'란 기사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멘탈이나 실력 면에서 그는 그의 호언대로 언젠가 세계 1위에도 오를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임에 틀림없다. 이날 리드는 5번홀까지 호블란, 욘 람(스페인)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6번홀(파5)에서 약 14m 이글 퍼트를 넣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3번홀까지 1타 차 선두에 나서는 등 불안하기도 했지만 추격하던 호블란이 14·15·17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어 내면서 개인 최다 타수 차 우승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
2016년 첫 승 후 준우승만 6회를 기록하고 있는 토니 피나우(미국)와 최근 2년 동안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한 잰더 쇼플리(미국)는 또 2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23)가 가장 높은 공동 32위(3언더파 285타)를 기록했고 맏형 최경주(51)는 4오버파 292타 공동 69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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