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과시하며 사기"..경찰 아빠 믿었나?
[뉴스데스크] ◀ 앵커 ▶
온라인에서 돈다발을 흔들며 부를 과시해온 20대가 "아버지가 경찰이라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투자를 권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하고 보니 엉터리 물건 파는 일이었고 그 바람에 투자한 이들이 고소를 당합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경찰 아버지가 이 고소 사건에 개입해서 수상한 조언을 해줍니다.
먼저, 김건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끝없이 올라오는 돈 사진.
통장 잔고 65억.
29살 이 모씨가 SNS에 올린 사진들입니다.
[피해자] "라이브 방송도 자주 했거든요. 돈다발을 막… 먹방처럼 돈을 그렇게 쌓아놔요. 오만 원짜리를 막 부채 털 듯이 막…"
지난 2018년 A씨는 이 씨의 성공에 매료돼 5백만원을 내고 사업 파트너가 됐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경찰이라 불법적인 일은 할 수가 없다는 말에 신뢰가 갔습니다.
[피해자 A] "'아버지가 경찰인데 그런 불법적인 일을 하겠느냐' 그런 글들을 많이 봤고…"
하지만 이씨가 시킨대로 물건을 팔자마자 엉터리 제품을 팔고 있다며 경찰에 고소당했습니다.
A씨가 항의를 하자 이 씨는 다 방법이 있다며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
[이 씨-아버지 이 경감 통화 녹취/2018년 11월 16일] "옛날에 나 전라도에서 신고당했던 000…내가 어떻게 해서 이관 신청했지?…아 맞다맞다 오케이 아빠 알았어"
통화 상대는 이씨의 아버지.
당시 경기 양주경찰서에서 경감이었습니다.
일단 허위 진단서를 만들어 사건을 내가 근무하는 경찰서로 옮겨라.
이후 더 구체적인 조언이 이어집니다.
[아버지 이 경감/2018년 11월 30일] "저렇게 얘기를 해요. (제품을) 동대문 시장 가다가 정확하게 위치는 기억이 안 난다."
[아버지 이 경감/2018년 11월 30일] "지능팀장이 지금 나한테 전화준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조서 받아준다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벌금도 안나올거라고 자신합니다.
[아버지 이 경감/2018년 11월 30일] "(벌금) 안 나올 확률이 99%야. 그 정도 가지고 벌금 다 매기면 대한민국에 벌금 안 낼 사람이 어딨어."
결국 이 사건은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경찰관 아버지를 둔 이씨의 범죄는 더 대담해졌습니다.
가입비 3백만원만 내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1천명에 달하는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피해자] "의사도 이 사업에 참여했다. (내 밑에는 이렇게 의사 각종 뭐 교수…)"
"확인시켜 주겠다. 따라와라 하더니…(별장에) 돈을 비닐로 쌓아놓고…대략 한 20억 정도…"
하지만 이씨는 돈 버는 방법을 조언했을 뿐, 사기는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아들 이 씨] (이런 건 다 본인이 아니세요?) "(통장 잔고) 65억이라는 돈이 있었으면 서울 나가서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지. 그건 말도 안되는 거고요."
피해자들은 지난해 경찰에 이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그러자 이씨는 아버지의 관할 지역으로 주소를 옮겼고, 이 사건은 아버지가 근무 중인 포천경찰서에서 맡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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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기자 (gunni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5509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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