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다문화가족 참사 화재 현장 감식.."안타까운 사연"
[앵커]
어제 새벽 강원도 원주의 철거 예정 주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다문화가정의 필리핀 국적 외할머니와 손자, 손녀 등 3명이 숨졌습니다.
오늘 사고 현장에 대한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이 실시됐는데요.
다시금 마주하게 된 참사 현장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붕도, 기둥도, 벽도 다 허물어진 집.
타다 만 연탄이 검게 그을린 폐허에 나뒹굽니다.
필리핀인 외할머니와 어린 한국인 손자, 손녀까지 일가족 3명이 숨진 현장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5개 기관은 합동으로 화재 원인에 대한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발화 지점은 참사가 일어난 집 바로 아랫집에 있던 석유 난로로 추정됩니다.
여기서 시작된 불이 얼마나 빨리 번져 이 가족이 화마를 피하지 못하게 됐는지 등을 규명할 계획입니다.
[승봉혁/원주경찰서 형사과장 :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금일 국과수와 함께 화재 감식을 실시했고, 발화 원인 물건을 찾아서 감정 의뢰했습니다."]
감식 현장을 바라보는 이웃 주민들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안승남/이웃 주민 : "올 적에 애들이 인사도 아주 이렇게 깍듯하게 하고, 애들이 그렇게 영리하고 좋다고 그래 가지고. 저희도 울었어요. 얼마나..."]
이 가족이 마을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건 대략 5년 전쯤.
숨진 어린이들의 부모는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맞벌이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여름 어린아이들을 돌봐주던 친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아이들을 돌봐달라며 필리핀에 살던 외할머니를 모셔왔지만 이후 어머니는 실직하고, 아버지는 일자리를 찾아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이렇게 집에 남겨진 가족 4명 가운데 3명이 참사를 당하고 어머니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뭘 이렇게 기본적으로 이렇게 의식주를 갖다 해결할 수 있는 게 안 되니까, 너무 힘들죠."]
원주시는 어머니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유관 기관과 협조해 주거 대책 등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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