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불만까지 폭발.. 反정부 투쟁으로 전선 넓힌 '나발니 석방'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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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역이 시위로 들끓고 있다.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지속된 경기침체 등 푸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반(反)정부 투쟁으로 번졌다.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 120여개 도시에서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시위대는 푸틴 대통령을 향한 반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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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경기침체 시위 키워
'나발니 재판' 이달 2일 분수령
러시아 전역이 시위로 들끓고 있다.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지속된 경기침체 등 푸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반(反)정부 투쟁으로 번졌다. 주말 집회에서만 5,000명 넘게 체포되는 등 국민적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 120여개 도시에서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시위대는 푸틴 대통령을 향한 반감을 분명히 했다.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차르를 쓰러뜨려라”라는 구호가 잇따랐고, 중부 최대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시위대는 “푸틴은 도둑이다”를 외치며 시내를 행진했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다. 모스크바 중심부가 폐쇄되는 등 모든 시위가 불허됐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현지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최소 5,045명이 검거돼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번 시위는 단순히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거나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지엽적 수준을 넘어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생활수준 저하와 감염병 사태, 고질병인 부정부패에 지친 러시아인들에게 나발니의 체포가 경종을 울렸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커진 정부에 대한 반감이 대정부 투쟁에 동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친(親)푸틴 성향의 도시에서마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모습만 봐도 국민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서방국가들의 제재로 외국인 투자는 줄었고, 산유국으로서의 위상도 저유가에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실질 임금 감소를 경험한 시민들이 푸틴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는 유가 급락으로 5.5% 역성장이 예상됐다. 이미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계속된 제재로 경제는 빈사 상태에 놓인 상황이었다. 2019년 성장률도 1.1%에 그쳤다. 정치학자인 예카테리나 슐만은 “평균 임금이 7년 전보다 10%나 감소했고, 식료품 가격은 점점 오르고 있다”면서 시민사회의 경제적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시위 확산의 최대 분수령은 2일이 될 전망이다. 구금 상태인 나발니 실형 전환 여부가 이날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형이 확정되면 시위가 더욱 거세게 달아오를 게 뻔하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 혼수상태에 빠졌다. 독일 병원에서 치료 받은 후 지난달 17일 귀국, 곧바로 공항에서 체포됐다. 독일의 독극물 분석 결과, 러시아 정부의 독살 시도 의혹이 제기됐으나 푸틴과 현지 당국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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