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판사 탄핵안 발의..야당 "사법부 길들이기"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조금 전 법관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서 발의했습니다. 정의당을 포함한 4개 정당, 161명의 의원들이 동의했는데요. 국민의힘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당 서울시장 후보들은 주말 동안 '친문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국회와 재보궐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 중 고등학교 때 봤던 이 삼각형을 제가 이렇게 발제에 쓰게 될 줄 몰랐네요. 국회와 법원, 정부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서 국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나누는 목적,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죠. 오늘 국회가 사법부 견제의 칼을 빼들었습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사법농단 반헌법행위자인 임성근 탄핵소추는 법원을 다시 '국민의 신뢰'라는 품 안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입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일선'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범 여권 의원 161명이 발의에 동의했습니다. 의결 정족수인 151명을 넘겼죠.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미 탄핵 발의에 힘을 보탰기 때문에 '당론 발의'는 아니지만 국회 통과는 유력합니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도 동참했습니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72시간 이내, 즉 사흘 안에 표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4일 표결이 유력합니다. 여당은 판사 탄핵의 이유가 된 '사법 농단'은 야당인 국민의힘 집권 시절에 있었던 일이라며 찬성 표결을 촉구했습니다.
법관 탄핵의 대상이 된 판사는 임성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입니다. 임 부장 판사는 '박근혜 씨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의혹을 제기했던 일본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 '가토 다쓰야' 씨는 검찰에서 징역형이 구형됐지만, 약 두 달 뒤 무죄 판결이 내려졌죠. 이 과정에서 당시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였던 임 부장판사가 담당재판부에 관여했다는 혐의입니다. 가토 다쓰야 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측근 정윤회 씨를 만났다'는 기사를 썼는데, 이후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난 이후에도 재판 과정에 대판 불만을 토로했죠.
[가토 다쓰야/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2015년 12월 17일) : 일본 신문 지국장이라는 이유로 한국 검찰이 표적으로 삼고 공격한 게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의석 수를 앞세운 사법부 장악 시도"라는 겁니다. 소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의식한 거라고도 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민주당이 이렇게 무리하게 판사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는 뻔합니다. 현재 조국, 김경수, 송철호 등 윤석열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 수사로 기소된 여권 핵심 인사들에게 무죄 선고를 내리라는 협박입니다.]
법관 탄핵,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류 반장이 체크해봤습니다.
우선,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회 통과는 유력합니다. 이미 의결 정족수를 확보했다는 겁니다. 다만 '당론 발의'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이탈표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임성근 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탄핵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직권남용'을 다룬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건 맞지만, '재판 개입'이 위헌이고 법원의 '징계 사유'임은 인정됐는데, 법원 자체 '징계'가 없었다는 게 이탄희 의원 측 주장입니다.
이달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임 부장 판사에 대한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숩니다. 국회의 의결은 결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구하기 위한 절차의 시작이죠. 1달 안에 헌재 결정이 나오는 것, 쉽지 않겠죠. 임 부장 판사가 퇴임하고 난 이후에는 헌재가 이미 '퇴임한 판사에 대한 탄핵' 실효성이 없다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범 여권 정당이 전격 탄핵에 나선 이유는 이겁니다.
[이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반헌법행위자는 헌법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합니다. 판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원칙적인 얘기죠. 민주당 내부에서도, 판사 탄핵안 발의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걸로 알려집니다. 여기엔 '사법농단의 내부고발자'였던 이탄희 의원의 '진정성'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탄희/당시 판사 (JTBC '뉴스룸' / 2019년 1월 30일) : 마지막에 법원행정처 발령이 나고 나서 그 이후에 이제 알게 된 것들이 어찌 보면 평범한 판사들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거든요. 제가 지난 10년 동안 판사 생활을 그래도 짧지 않게 했는데 제가 알고 있었던 법원과 너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국회의 논의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고요.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에 대한 얘깁니다. DJ 류가 들려드리는 "정치가 빛나는 밤에"입니다. 오늘은 왠지, 이 사람의 얘기가 들어보고 싶은데요.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 박영선 전 장관입니다. 대표적인 '친문'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했는데요. "내가 원조 친문이다"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친문'세력 일각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거겠죠. 대통령의 "눈빛만 보면 안다"고 했습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난달 30일 / 화면출처: 유튜브 '월말 김어준') : 그래서 슬슬 삐져서 이제 제가 '회의에 오라' 그러면 회의 잘 안 가고. 그다음에…속마음은 어떤 거였냐면 '내가 회의 안 오면 박영선 왜 안 왔어? 좀 와' 이러실 줄 알았는데 찾지도 않아! 마음속으로는 굉장히 애정을 갖고 있는데, 그 애정 표시가 눈에만 나타나시고 눈빛으로만 나타나시고 말씀으로는 잘 안 하셔요. 저는 그 문재인 대통령님의 눈빛을 보면 저는 알아요.]
박 전 장관과의 인터뷰, 소개 사진엔 JTBC 손석희 사장과의 추억도 담겨있는데요. "너 나한테 평생 밥 사야 해"라고 돼 있는데, 해당 부분 제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난달 30일 / 화면출처: 유튜브 '월말 김어준') : 그래서 제가 못 돌아가서 제일 혜택을 본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누군데요?) 손석희예요, 손석희. 제가 MBC 계속 있었으면 오늘날의 손석희는 없어.]
옆 건물에 있는 손 사장도 같은 생각인지 너무 궁금해서, 제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라고 하면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거 같고요. 대신 과거 박 전 장관이 예전에 썰전에서 얘기했던 것과는 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손석희 사장이 내 1년 후배입니다. 예전에는 그 앞에서 무게를 많이 잡았는데 요즘은 많이 높아지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편인데 지금은 서로 위치가 좀 그렇다]
'정치가 빛나는 밤에'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우상호 의원입니다. 역시 '친문' 커뮤니티로 통하는 사이트 '클리앙'에 영상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이 커뮤니티는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실검 전쟁'을 주도하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글이 올라오자 게시판을 폐쇄한 적도 있는 친 정부 성향의 네티즌들이 많은 곳이죠. 우 의원이 직접 등장하자 '진짜가 나타났다' '인증글 보고 마음 굳혔다'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30일) : 안녕하세요. 클리앙 유저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의원입니다. 제가 서울시장 되면 이런 일상의 회복, 또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데 선봉에 서서 여러분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두 사람의 '친문 마케팅 경쟁'은 일차적으론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중도층, 무당층까지 끌어와야 하는 '본선 경쟁력'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범 야권에선 박 전 장관을 인터뷰한 '김어준' 씨의 방송의 '해악이 너무 크다'면서 '재정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는데요. 민주당을 탈당하고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금태섭 전 의원입니다. "음모론을 주장하고 정치개입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시장 관련 이야기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판사 탄핵안 발의…박영선·우상호 '친문 마케팅' 본선 도움 될까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인 모임 금지면 설에 친척들 못 만나나요?"
- 특수반 아이들에게도…'수상한 가루' 묻힌 초콜릿 먹여
- 필리핀 할머니 온 지 1년 만에…다문화가정 '화재 참사'
- 들개에 포상금 건 인천…"어린 새끼까지 포획" 반발도
- 미국, 백신 냉장고 고장에…수백 명 '한밤중 달리기'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