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한반도정세 악영향 우려.. 文, 정치혼란 조기 차단

이도형 2021. 2. 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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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은 정치 공세이자 색깔론이다. 국민을 정말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선동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이 작성했다가 불거진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발은 야당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도 않는 사안을 정치 쟁점화시켰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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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회의서 '野 공세' 비판 왜?
靑 "선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
국민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공세"
'문제 안 되는 사안 정치쟁점화' 판단
USB 기밀로 분류.. 쉽게 공개 힘들어
野 "산업부 신내림받아 삭제했나" 맹공
4일 대정부질문서 대대적 공세 예고
굳은 표정의 文 청와대가 야당이 제기하는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법적조치 예고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선을 넘은 정치 공세이자 색깔론이다. 국민을 정말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선동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이 작성했다가 불거진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을 띤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발은 야당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도 않는 사안을 정치 쟁점화시켰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이 사안을 조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국내 정치적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한반도 정세가 변곡점을 맞는 상황에서 이 사안이 장기화한다면 자칫 한·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해당 의혹에 대해 ‘이적행위’라는 발언이 나온 직후 강민석 대변인이 직접 나서 반박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문 대통령도 내부회의에서 “수많은 마타도어(흑색선전)를 받아봤지만 이건 터무니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공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불만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구시대 유물 같은 정치”, “정치를 후퇴하지 말아달라”는 등의 표현에서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청와대는 야당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야권과 언론,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눈초리를 속여가면서 북한에 원전을 비밀리에 지어줄 이유도 없고 그럴 이익도 없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때 전해준 ‘한반도 신경제구상 USB’에도 원전 건설과 같은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했다는 ‘발전소’는 화력이나 수력발전소였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전력난 해소방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원자력 발전이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가 당시 USB 내용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부분(USB 공개 여부)들은 검토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기밀자료로 분류되어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공개를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야당인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당분간 이 문제를 정치 쟁점으로 이어갈 태세다. 2월 국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우회적으로 야당을 비판하고 여당에서 국정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열고 증거를 가지고 밝히면 될 일”이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정쟁을 유발하고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산업부 내부의 아이디어 차원 검토 자료였다는 정부·여당의 해명에 “그렇게 좋은 일을 산업부는 왜 ‘신내림’을 받아 일요일 야밤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삭제한 건가”라고 반박했다. 4일부터 있을 예정인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된다.

이도형·곽은산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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