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전 추진 의혹' 국정조사 요구한 野, 단칼에 거절한 與

김주영 2021. 2. 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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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국회 국정조사로 진상을 가려내자"고 공식 요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 모두발언에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 회담 이후 문건이 작성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를 삭제한 배경에 비춰보면 국민적 동의 없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북한 원전 의혹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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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적행위 끝까지 추적" 맹공
민주 "북풍 공작.. 법적 조치도 불사"
여야 원내대표 만났지만… 1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국회 국정조사로 진상을 가려내자”고 공식 요구했다. 여당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여야는 이번 의혹을 놓고 설전뿐 아니라 법적 공방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 모두발언에서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 회담 이후 문건이 작성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를 삭제한 배경에 비춰보면 국민적 동의 없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북한 원전 의혹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청와대나 산업부, 통일부에서 자세히 국민들께 설명했기 때문에 팩트로서 다 규명됐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상식적으로 추진할 수 없었던 사업을 왜 야당이 문제로 삼을까”라며 “아쉽게도 큰 선거가 다가왔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오는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북풍 공작’을 펴고 있다는 의미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의 거부에도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의혹을 겨냥해 “(국내에선) 불법 탈원전을 몰아붙이는 한편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 원전을 지어주려는 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라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밝힌) USB 안에 산업부가 비밀 작성한 원전 건설 지원 문건이나 한국형 경수로 관련 기밀이 담겼는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31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촉구한다. 진실을 밝히거나 우리를 고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에 대한 고발이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 된다면 기꺼이 책임지겠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의혹에 관한 야당의 공세에 법적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본 팩트도 확인하지 않고 산업부 실무자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하고 윗선으로 보고도 되지 않은 (문건을) 정상회담까지 엮어 허위·과장·왜곡으로 북풍 공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치적 책임은 물론이고 법적 대가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박 의장은 “(이번 의혹이) 정치 공방으로 흐르고 과열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코로나19와 민생 문제가 심각하고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배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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