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노파가 전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호프'

이영하 작가 2021. 2. 1. 18: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저녁뉴스]

프란츠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싼 분쟁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 평생 원고를 지키는 데만 몰두해 자신을 잃어버린 노파가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인데요. 

지성과 감성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달리는 버스 한 손으로 멈춰 사람들을 먹는 고양이의 왕”

남루한 차림에 괴팍한 성격을 지닌 여성, ‘에바 호프’.

이 78세 노파를 동네 사람들은 ‘미친 사람’으로 부릅니다. 

유명 작가의 미발표 원고를 갖고 있는 그녀는 30년에 걸쳐 원고의 소유권을 놓고 국립도서관과 지루한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원고를 향한 집착의 시작은 그녀의 엄마에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연인의 부탁으로 전쟁 중에서도 목숨을 걸고 원고를 지켜냈지만, 끝내 배신당하고 만 엄마. 

마리 (에바호프 엄마)

“빛나잖아 당신 눈동자”

이후 남은 생을 원고를 지켜야겠다는 집념 하나로 살아가고, 호프는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엄마가 유산으로 남긴 원고를 차마 거부할 수 없는 호프는 그것을 물려받고, 그녀 또한 원고로 인해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집니다. 

결국, 인생에서 믿을 건 원고 뿐이라며 세상과 담을 쌓고 더욱 원고에 집착하는데요. 

호프

“원고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

아무에게도 관심 받지 못한 채 표독스런 노인이 되어버린 호프와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한 원고는 서로만이 그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이건 한 번도 읽히지 않은 책 한 번도 읽히지 않은 인생”

이제 그 원고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호프는 그동안 외면해왔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제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데요. 

소설 ‘변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반환 소송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2020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석권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 이 작품으로 13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김선영이 다시 호프 역을 맡고, 아시아 최대 규모 극단 ‘사계’의 수석 배우 김지현이 이 작품으로 8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릅니다. 

김지현 배우 / 에바 호프 역

“이 공연을 조금이나마 희망의 메시지로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주 커요. 특히 멜로디나 노래 가사가 인위적이지 않고 솔직하고...”

뮤지컬 ‘호프’는 78세 노인이 진정한 자신를 찾는 여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존재와 가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