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고가에 판 아파트 한달뒤 거래취소..가격왜곡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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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아파트 등 주택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가 취소된 경우 그 내역을 공개하도록 주택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이 개선된 가운데 실제로 전국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 후 취소된 사례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계약 취소 사실을 신고하기까지 한 달의 기간이 있어 맘만 먹으면 '호가 조작'이 계속될 수 있다며 등기 후 실거래가 등재 등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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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부산·천안 등서 수상한 거래 다수 나와
매물 호가 뛰어 결국 실수요자만 피해 입어
# 부산 해운대구의 ‘해운대자이 1단지’ 전용 85㎡는 지난해 11월 13억 3,000만 원의 신고가 거래가 체결됐다. 직전 최고가 거래(10억 9,000만 원) 대비 22%(2억 4,000만 원)나 크게 올랐다. 이 계약은 한 달 뒤 취소됐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그대로 남았고 이후 주변 단지 호가는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1일부터 아파트 등 주택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가 취소된 경우 그 내역을 공개하도록 주택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이 개선된 가운데 실제로 전국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 후 취소된 사례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전거래 등 의도된 허위거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후 매물 호가가 높아지는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친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경제가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부산, 충남 천안 등 투자 수요가 몰렸던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한 달 내 취소된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
우선 부산 해운대구의 ‘해운대아이파크’에서는 전용 162㎡가 지난해 11월 21억 원에, 전용 111㎡가 14억 원에 각각 신고가로 실거래 등재됐다. 직전 최고가에 비해 수억 원씩 크게 뛴 가격이었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모두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속출했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창동주공3단지’ 전용 49㎡의 신고가 거래(6억5,000만 원)가 지난해 12월 14일 등재된 뒤 올해 1월 21일 취소된 것으로 정정됐다.
최근 규제지역 ‘풍선 효과’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일산서구 ‘문촌마을18단지’ 대원 전용 130㎡가 지난달 22일 8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가 일주일 만에 취소 신고됐다. 김포 풍무동, 파주 금촌동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지난해 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던 충남 천안에서는 지난해 12월 15일 8억 2,500만 원에 신고가로 계약된 천안 불당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가 같은 달 31일 계약 취소되기도 했다.
이런 거래를 모두 ‘수상한 거래’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존 실거래가보다 크게 높아진 가격의 거래가 게재되면 기존 매물들의 호가도 덩달아 뛰면서 결국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입는 셈이다. 이후 계약이 취소됐다고 해도 호가는 이미 전체적으로 높아져서 실제 시세보다 더 비싸게 거래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주택 거래 계약이 취소된 경우 이 정보를 표시하도록 실거래 시스템을 개선했다. 허위로 높은 가격의 실거래가 정보를 등록한 뒤 계약을 취소하는 방식(자전거래)으로 시장가격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갑자기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거나 거래가 늘어나는 경우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계약 취소 사실을 신고하기까지 한 달의 기간이 있어 맘만 먹으면 ‘호가 조작’이 계속될 수 있다며 등기 후 실거래가 등재 등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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