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회사가 된 집..일 더 많이 하고 스트레스 심해졌다
[앵커]
이제는 일상이 된 재택근무 때문에 귀여운 불청객이 이렇게 TV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웃고 넘길 수 있는 일들만 있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마는 않아 보입니다.
<글로벌 ET> 사무실이 돼버린 집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은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코로나로 직장인들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역시 재택근무가 대표적이겠죠?
[기자]
네, 이제는 집이 일터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100대 기업 88%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재택근무 비율 역시 코로나 대유행 이후 최대 40%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일본 수도, 도쿄에선 재택근무가 지난 1년 동안 2배 넘게 늘기도 했습니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각국 정부들은 재택근무를 더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또 업무도 편한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겠죠.
장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고, 자기계발도 할 수 있다, 많은 직장인 재택근무 시작하면서 이런 기대 하셨을 겁니다.
문제는 재택근무 기간입니다.
코로나 유행이 좀처럼 끝나지 않으면서 재택근무도 길어지고 있고, 문제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자 : "개인의 삶과 일하는 삶이 구분 없이 섞여서, 경계가 모호해지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근무 시간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전 세계 65개국에서 코로나 이후 주중 업무시간 변화를 추적했는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30분 정도 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47분으로 업무시간이 가장 많이 늘었고, 우리나라도 7분 정도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재택근무 기간, 늘어난 근무 시간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고위 임원 절반 이상이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지만, 일반 직원은 34%만 긍정 평가했습니다.
[앵커]
재택근무를 하면 여유가 더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직장인들, 실망이 크겠는데요?
[기자]
네, 일터로 바뀐 집, 그래서 편히 쉴 수 없게 됐다고 하는 하소연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바로 화상회의입니다.
캐나다에 사는 이 남성은 재택근무로 화상회의가 잦아지면서 눈이 건조하고 피곤하다고 말합니다.
이 여성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재택근무자 : "제가 항상 느끼는 건데, 화상회의가 끝나면 가서 눕고 싶습니다."]
이런 현상을 '줌 피로'라고 하는데요.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경직된 자세로 화면을 계속해서 쳐다보는 일 때문에 피로감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자닌 허버드/심리학자 :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가 힘들고, 내 얼굴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보려고 화면 구석구석 다시 쳐다보게 됩니다."]
일과 가사의 경계가 애매해지다 보니까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거집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직장인 4명 가운데 1명이 재택근무 중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답했는데요.
30분마다 컴퓨터 화면을 촬영해 보냈다거나, 집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화상으로 인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비대면 화상회의를 하다 보면, 얼굴이 계속해서 노출되고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래서인지 성형 수술이 증가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성형수술 희망자 : "제가 저를 봤을 때 입술이 그렇게 귀엽지 않아 보여요."]
[의사 : "카메라로 본인을 보면 그렇게 크고 결점이 많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하죠.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좀 줄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목표를 정하고 원하는 시간에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직장인들 역시 이런 탄력근무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과한 간섭, 감시는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하는데요.
재택근무를 올해 9월까지 연장하기로 한 구글의 사례를 보면 일주일에 하루는 전자 기기와 거리 두기를 하도록 하는 등 직원들의 재택근무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가 앞당긴 재택근무, 삶의 질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겠습니다.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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