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 행심위 인용재결서 분석해보니..

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2021. 2.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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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타당성에 대한 검토 여부 '쟁점'
박근혜 정권서 최종승인..재판단 안돼
부대조건 이행 등은 양양 주장 '불수용'
소송전 예고..재처분 순탄치 않을 전망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환경부 제공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행정심판 인용 재결서를 입수해 분석해 본 결과 '입지 타당성에 대한 검토' 여부가 쟁점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 재결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 국립공원위원회 승인사항을 근거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기준에 해당하는 입지의 타당성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행심위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부칙 제8조'에 따라 "피청구인(원주지방환경청)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기준에 해당하는 입지의 타당성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부칙 제8조는 '사업자의 신뢰 등 법적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 전 승인받은 국립공원계획에는 새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다. 행심위 재결서에 따르면 당시 국립공원위원회는 "삭도 가이드라인 및 시범사업 검토기준에 따라 자연환경영향 검토서상에 제시된 사업예정지의 입지여건 등을 검토한 결과, 삭도 가이드라인 등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공원계획변경안을 최종승인"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환경부는 케이블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비밀 TF팀을 운영, 이 TF팀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자료인 민간전문위원회 보고서 작성에도 직접 개입한 사실이 알려져 '편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4일 국립공원공단 설악산생태탐방원에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 증거조사가 진행됐다. 양양군청 제공
편파논란에도 지난 2015년 최종승인이 기준이 되면서, 원주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서 '부동의' 통보가 적법했는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미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입지 자체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저감대책을 마련하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행심위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라 두 차례 이내로 보완 요구를 할 수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원주지방환경청이 곧바로 부동의한 것은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행심위는 원주지방환경청이 부동의한 이유로 지적한 설악산의 동식물, 지형 등 환경보전상의 악영향 여부에 대한 직접 판단은 하지 않았다.

한편 행심위는 부대조건과 심사위 구성에 대해서는 청구인 양양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행심위는 부대조건 이행방안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다는 점을 근거로 "환경영향평가서 등 검토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양양군이 갈등조정협의회 위원을 편파적으로 구성했다며 문제제기 한 부분에 대해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

연합뉴스
행심위 인용 재결서에 따라 원주환경청은 지난달 26일 "재결취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 추가보완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양군은 "원주지방환경청은 처분에 해당하는 '동의' 또는 '조건부 동의' 통보를 해야 하지만,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추가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행심위 측은 "처분은 최종적으로 어떤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것으로, 재보완을 하고 난 후 어떤 '처분'이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다"며 "이번에 행심위 재결서에서 다룬 의제가 아닌 사안으로 다툼이 있어 문제제기를 한다면 중앙행심위에서 다룰 수 있다"고 전했다.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 또는 그 거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

행심위 재결서가 통보된 이후 후속으로 진행하게 될 재처분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원주환경청의 '재보완' 요구에 반발하며 법적 소송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환경단체인 설악산국민행동 단체 역시 "행심위 인용재결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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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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