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음악, 우린 이걸 기다렸다"..모던가야그머 정민아 & 이상진 'E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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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
무엇보다 '모던가야그머'라는 신조어의 주인공 정민아가 또 한 번 음악적 대형사고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가야금의 독특한 선율, 특유의 질감을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로 변형해 연주하기 때문에 일반 전자음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밤 산책(A night walk)'은 코로나19로 인해 낮에 돌아다니기 어려워 밤에 산책하며 만들었다는 정민아의 가야금 곡 '밤 산책'에 이상진이 일상 속의 소리를 활용한 노이즈와 엠비언스를 샘플링해 완성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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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닉 산조'로 또 한 번 음악적 대형사고 예고
장르의 조합이 아닌, 진정한 '융합'을 경험하라
정민아와 전자음악프로듀서 이상진의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 ‘ESP’의 첫 정규앨범 ‘ESP’가 2월 8일 세상에 나온다.
두 사람은 이미 2011년 정민아 3집 ‘오아시스’ 앨범 협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공연과 프로젝트 앨범을 공동 작업해왔다. 특히 산조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컬래버레이션을 꾸준히 시도해왔는데 그 결실이 바로 이번 ‘ESP’다.
전자음악과 국악기의 조합은 이전에도 많은 시도가 있었다. 타 장르 간 만남을 부각해 사운드를 나열하는 형식으로 보여준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ESP는 장르의 ‘조합’을 넘어 서로 완벽히 섞이는 ‘융합’을 꾀했다.
그래서 탄생한 용어, 아니 장르가 ‘일렉트로닉 산조(Electronic Sanjo)’다. 일렉트로닉 산조는 단지 산조만 전자음악화 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다. 산조의 자유로움과 즉흥성을 담아 국악기인 가야금의 산조적 장점을 새로운 음악으로써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ESP의 음악은 실험적이지만 어렵지 않다. 가야금은 터치의 질감을 살려 산조적 감각을 유지하되 이국적인 멜로디 라인을 이용해 전자음악과 이질감 없이 융화된다.
기본적으로 리듬과 화성, 멜로디를 명확하게 진행해 어렵게 들리지 않도록 구성, 작업했다.
ESP는 음악스타일로 보자면 국악보다 전자음악에 가깝다. 하지만 가야금의 독특한 선율, 특유의 질감을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로 변형해 연주하기 때문에 일반 전자음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타이틀 곡 ‘Gaya DNA’는 터프한 가야금 베이스 라인과 폴리리듬 라인으로 ESP만의 독특한 느낌을 살렸다. 전자음악 장르인 드럼앤베이스 특유의 빠른 템포 속에서 가야금만이 낼 수 있는 넘실대는 그루브가 매력적이다.
서공철류 산조를 기반으로 한 ‘The Whimori’에서는 국악의 휘모리장단과 산조의 흐름을 세심히 표현한 전자음악 리듬 편곡을 즐길 수 있다. 25현 가야금 반주를 현대적으로 편곡했고, 산조가야금으로 서공철류 휘모리를 변형 없이 연주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Electro Chemical’은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는 곡이다. 칠아웃에서 덥스텝 그리고 일렉트로 하우스로 바뀌며 흥을 돋운다.
‘모던휘모리(Modern Whimori)’와 ‘골방환상곡(InnerRoom Fantasia)’은 1980년대 디스코를 오마주한 사운드와 함께 이른바 ‘뽕삘’이라고 하는 트롯 선율을 사용해 레트로 풍의 음악적 재미를 느끼게 한다. 두 곡 모두 산조가야금을 사용했다.
시기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Pandemic’은 일렉트로 하우스 리듬을 기본으로 불안한 듯 가야금 선율이 진행되고, 마지막 부분의 구음이 희망과 절망의 공존을 표현한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밤 산책(A night walk)’은 코로나19로 인해 낮에 돌아다니기 어려워 밤에 산책하며 만들었다는 정민아의 가야금 곡 ‘밤 산책’에 이상진이 일상 속의 소리를 활용한 노이즈와 엠비언스를 샘플링해 완성한 곡이다.
‘Urban Noise’는 여창가곡 중 계면조 중거 ‘산촌에’ 1, 2장을 정민아의 목소리로 얹었다. 간주에 사용된 가야금은 정악 가야금이다. 전자음악의 규칙적인 리듬에 정악의 긴 호흡이 더해져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시공간의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만들었던 이상진의 곡에 가야금 선율을 입혀 완성한 ‘Raindrops’에서는 수중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가야금 멜로디로 빗속을 떠다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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