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변희수 하사 복직 권고 "강제 전역은 부당"

2021. 2. 1.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은 부당하다며 육군에 이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14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변 전 하사에 대한 육군의 강제 전역 처분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군 결정에 근거 없다는 인권위 vs 육군 "적법한 행정처분"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은 부당하다며 육군에 이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14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변 전 하사에 대한 육군의 강제 전역 처분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와함께 국방부 장관에게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장병을 복무에서 배제하지 않도록 관련제도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11월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여군으로서 계속 복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같은 해 12월 육군으로부터 '양측성 고환 결손', '완전 귀두부 상실 및 음경발기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로 심신장애 3급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고 강제 전역됐다.

인권위는 육군의 이같은 판단에 대해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을 심신장애인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성별정체성의 불일치를 정신장애로 보지 않는 게 세계 정신보건 전문기관의 공통된 의견이며 성별정체성 일치를 위해 검증된 의학적 수술을 선택한 것은 군인사법상 '신체훼손'이나 '기능장애', '기능상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성전환 수술과 복무적합성 간의 상관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인권위는 "군인에게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하지 않은 경우는 군인사법상의 결격사유를 제외하면 '전투력 상실'을 의미하는데 육군은 이를 전혀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르몬 감소로 근력의 저하 등을 예상할 수 있으나 그것이 군인으로서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임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변 전 하사의 보직인 전차조종수에 이미 다수의 여성 부사관이 근무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7월 유엔인권최고대표 사무소도 변 전 하사의 강제전역 처분에 대해 "일할 권리를 침해하고 성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면서 변 전 하사에 대한 심신장애 판단 또한 "성적 다양성을 병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서 국제질병분류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한국 정부에 보낸 바 있다.

인권위는 이를 언급하며 "군 당국이 엄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 등의 많은 나라에서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인정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징병제 국가면서 언제든 전시 상황에 돌입할 수 있어 전투력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스라엘도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군인에게 수술비용과 호르몬치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권고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6개월 간 첫 공판 기일도 지정하지 않고 있는 사법부 역시 인권위의 결정을 참작해 재판을 개시하고 취소 판결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변 전 하사는 2017년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 육군 하사로 복무하던 2019년 11월, 소속부대에 성정체성과 관련해 보고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출국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복귀해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한 뒤 의무조사를 받고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육군은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역 처분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2월 성별 정정을 마쳤다.

한편 이와 관련해 육군은 "인권위의 판단 및 권고의 취지는 존중하나 변 전 하사의 전역처분은 관련 법규에 의거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적법한 행정처분"이라면서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