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車 사면 아재?..2030 잡은 렌터카, 4년만에 2배↑
법인이 주로 쓰던 장기렌탈
초기부담 적고 차량관리 간편
개인 이용 늘어 2대중 1대꼴
친환경 바람에 전기차도 합류
렌터카업계 올해 수천억 투자
아이오닉5·모델Y 신차 확보
◆ 렌터카 100만대 시대 ◆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장기 렌터카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차량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면서 △초기 비용 부담 절감 △간편한 유지 관리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등을 내세워 대기업 계열사는 물론 캐피털 업체까지 장기 렌터카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총 103만2308대로 집계됐다. 2016년 63만대 선에 머물렀던 렌터카 등록 대수는 매년 10% 이상 꾸준히 늘어나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렌터카업체 또한 중견·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을 포함하면 1100여 개에 달한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렌터카 시장은 크게 계약 기간 1년 이상의 장기 렌트, 1년 미만 단기 렌트, 자차 사고 발생 시 수리 기간에 다른 차량을 빌려주는 보험대차로 나뉜다. 이 가운데 기존에 익숙한 렌터카인 관광지 중심 단기 렌트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침체됐다. 반면 새로운 렌터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 렌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 렌터카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업상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렌터카가 법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장기 렌터카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장기 렌터카 시장 내 개인 이용자 비율이 불과 몇 년 새 20%대에서 50%대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업계 최대 사업자인 롯데렌탈에 따르면 장기 렌터카 이용자 중 개인 비중은 2014년 말 27%에서 2020년 말 45%로 18%포인트 증가했다. SK렌터카는 장기 렌터카 이용자 가운데 개인 대 법인 비율이 2017년 46% 대 54%에서 2020년 51% 대 49%로 변화하는 등 지난해 처음으로 개인 이용자가 법인 이용자를 앞질렀다.
최근에는 전기차 전용 상품까지 잇따라 출시되며 렌터카 시장에 친환경차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렌터카로 등록된 국내 전기차 규모는 총 1만5806대로 2019년보다 4000대 이상 늘어났다. 전체 렌터카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대에 불과하지만 주요 렌터카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비해 수천억 원 규모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8000여 대 전기차를 보유한 롯데렌탈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 Y 등 신차를 중심으로 올해 전기차 3500여 대를 추가 구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1대당 가격이 4000만~5000만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투자 규모는 15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SK렌터카는 2019년 700여 대에서 2020년 말 1500여 대로 최근 1년 새 전기차 보유 대수를 2배 이상 늘렸다. 올해는 녹색채권 발행 등을 통해 최대 1700억원 자금을 모집해 전기차 4000여 대를 확충할 예정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과거에는 친환경차 보급 제도, 연비 효율성 등을 감안해 관공서나 법인이 전기차를 주로 찾았지만 최근 개인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초기 비용이 낮다는 장점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거래 가격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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