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출입금지' 국내 최대 동백섬 관광객에 개방되나
조선 초 '기생 익사' 사건 발생도
울산시, '생태탐방' 제한적 개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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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시는 울주군 목도(目島)를 생태탐방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밝혔다. 목도에서 자라는 상록수림은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천연기념물 제65호로 지정됐다. 1992년 상록수림 보전을 위해 출입이 금지되면서 30년 가까이 '미지의 섬'이었던 목도 개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목도에는 동해안에서 가장 북쪽에서 발달한 상록수림이 자생하고 있다. 이 상록수림은 연구 자료로서 학술적 보존 가치가 있어 1938년 5월 조선총독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천연기념물 제65호로 재지정했다.
목도는 특히 동백나무로 유명했다. 울산대곡박물관 간행물을 보면 목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뿌리목 둘레 310㎝, 높이 6.6m, 전체 폭은 9.9m에 달한다. 그래서 조선시대까지 지도에는 동백도(冬栢島)로 표기되고, 동백섬으로 불렸다. 일제시대에는 동백나무 춘(椿)자를 따서 춘도라고 불렸다. 국내에 동백섬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섬 중에 가장 큰 섬이다. 산업화 이전에는 부산 해운대 동백섬보다 더 유명한 나들이 명소였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공단에 둘러싸여 접근이 힘들어 지면서 기억에서 잊혀졌다.
목도는 조선 초 임금을 격노케 하면서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지방관 비위 사건, 이른바 '울주 기생 익사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태종 11년 봄에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울주(울산)수령과 관리들이 기생과 종을 데리고 동백섬으로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배가 바다에 빠져 기생 등 10명이 숨진 사건이다.
지울주사(울주 수령) 이복례는 민간인 10명이나 익사해 논란이 된 이 사건을 보고하면서 자신은 놀러가지 않은 것으로 조작했다. 태종은 수령 몰래 부하 관리와 양반들이 기생을 데리고 놀러 갔다는 보고를 수상히 여겨 이복례를 국문했다. 이복례는 자신도 동백섬에 놀러 갔음을 실토했다. 태종은 관리 때문에 민간인이 사망한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이복례를 귀양 보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11년 6월9일자에는 '익사자의 정상을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는 지울주사 이복례를 선주(경북 선산)로 귀양보내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사건은 조선 초 정가와 양반 사회에서 큰 사건으로 회자됐다. 유학자 김종직 선생은 경상좌도병마평사로 울산 좌병영에 근무할 때 이 사건을 주제로 '동백도'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김종직 선생은 시의 서에서 '김양보가 울산군수와 더불어 이 섬에서 놀다가 술이 거나해 돌아오다가 배가 뒤집혀 기생 30여명과 함께 모두 익사했다. 섬 안에는 뱀이 많은 데 김양보가 놀이할 때 뱀 한 마리가 나온 것을 죽였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고 썼다. 울산시가 펴낸 '울산광역시사' 전통문화 편에 관련 내용이 있다.
지난해 울산 울주군이 실시한 목도 기초 조사 용역 결과를 보면 목도 최대 우점종은 후박나무다. 1013그루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도의 상징인 동백나무는 254그루, 왕벚나무는 56그루로 파악됐다. 동백나무는 한때 400그루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후박나무가 자라면서 생육에 지장을 받아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후박나무도 울창해지면서 어린 나무가 가늘고 길게 자라는 세장현상이 발견돼 개체 수 조절 등 인위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울산시는 생태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목도 상록수림의 제한적 개방을 추진 중이다. 보존과 관리를 통해 목도 상록수림을 생태탐방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소수의 탐방객을 모집해 제한적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뒤 결과에 따라 탐방 프로그램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신형석 울산박물관장은 "상록수림이 잘 보존돼 있는 목도를 생태탐방지로 활용하는 방안은 검토해 볼 만하다"며 "동백섬이라는 목도의 원래 이름을 되찾아 주는 방안도 같이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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