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칼럼]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과 지속가능한 투자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완화적 금융환경은 반도체, 뉴딜, 2차전지, 친환경, 전기자동차, ESG, 백신 심지어는 우주여행까지… 그 무엇을 주제로 한 투자였던 많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시장의 상승에 익숙해 진 탓일까? 어느덧 시장 참여자들은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급락도 별 것 아닌 조정쯤으로 치부해버릴 만한 확신이 생긴 것 같아 보인다.
심지어 이러한 확신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특정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의 세력간의 대결로 변질되며 일시적인 시장의 가격 왜곡현상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이 또한 결국 자본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가격 발견의 과정이겠으나, 최소한 요 며칠간은 우리가 보다 중요하게 다뤘어야 하는 시장의 가치요인보다 우선순위로 올라왔던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과 모바일로의 시대적 변화에서 뒤쳐지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큰 타격까지 더해져 1000여개의 매장이 폐쇄되고 지난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던 게임스톱(GameStop) 이라는 한 조그만 회사에 대한 공매도 레포트가 특정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개인투자자 집단에 분노를 야기해 적대적으로 해석될 일도 아니며, 전세계 시가총액의 절반이 조금 못되는 36조 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시장에서 연방 준비은행과 백악관이 개입해야 할 정도의 논란의 중심이 될 일도 아닌 것이다.
투자자들의 탐욕일지 분노일지 모르는 내러티브와 모멘텀에서 시작된 조그만 버블에 올라 타는 것 또한 분명 투자의 한 방법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성장과 가치를 무시한 채 나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최초의 투자자들로 하여금 큰 돈을 번 다음, 그들의 성공담 또는 당위성을 다른 단계의 투자자들에게 이야기 하도록 자극하며 본질 가치와 전혀 상관없는 오로지 긍정적인 가격 피드백만을 만들어 내는 폰지 사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이미 이 스토리의 결말을 알고, 시장을 움직이는 펀더멘털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의 '비이성적 과열' 에서 언급 했듯 시장에는 투자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버블을 일으키려는 시도들이 수없이 많이 있어왔고, 모든 투자자가 확신에 찬 그 즈음 버블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 역시 대공황, 금융위기, IT버블, 브렉시트, 무역분쟁, 코로나 팬더믹 등을 통해 수차례 경험했다.
결국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금융시장에서 아무리 현명한 투자자라 할 지라도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며 예상치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 오랜기간 지속된다 할지라도 현재의 투자를 과연 끝까지 고수 할 수 있는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본인의 투자자금 대부분이 손실로 날라가는 아주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 주는 투자 철학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아주 긴 이야기지만 혹자에게는 최근 회자되는 ESG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워렌 버핏의 해자를 기반으로 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저평가된 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벤자민 그레이엄의 안전마진이 최악의 상황을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미래의 성장을 믿는다면 ARK의 캐시 우드가 주장하는 파괴적 혁신이 그것이 될 수도 있다.
즉, 모든 투자자에게 공통되는 답은 없지만, 최소한 현재의 투자가 언제 어디서든 지속 가능한 투자인지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후 핵심 자산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트렌드를 따라가며, 글로벌 지역 분산을 하거나 원자재로 커버리지를 확장, 나아가 장기간 벤치마크를 이기도록 고안된 스마트베타 기반의 팩터투자와 저평가된 섹터의 마켓타이밍이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앞서 말한 모든 것이 갖춰졌다면 개별 주식에 대한 익스포져를 고려해 볼만 하다.
뒤돌아보기 바란다. 앞서의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지금 이 순간 확신에 찬 시장에서 내 자산을 단번에 두배로 불려줄 화끈한 종목을 찾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러티브에 익숙해져 시장을 낙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신한PWM잠실센터 최홍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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