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일단 개설하자" 움직임에..한도 축소 이어져

4대 은행, 1월 신규 건수 3.5만건
잔액 40조5150억원..7312억 증가
한도 줄줄이 축소..5000만원까지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기 전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두려는 가수요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한도 축소에 나섰다. 이른바 '빚내서 투자(빚투)' 영향도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한 달간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신규 건수는 총 3만5119건으로 집계됐다.

새롭게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건수가 직전달보다 줄어든 은행들도 있지만 해당 은행 역시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39조7838억원이었던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40조5150억원으로 한 달 새 7312억원 불어났다.

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지속되는 것을 두고 증시로 흘러가는 자금과 금융당국 규제 방침에 일단 최고한도를 열어두자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최근 원금 분할상환 의무화 방침을 밝혔는데 마이너스통장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은행의 신규개설 한도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757억원 수준이었는데 한 달 뒤인 지난 1월 말 기준 316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도가 크게 줄어든 걸 고려하면 이제 주택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특히 마이너스통장 상당수가 주식 목적이라면 나머지는 당장 돈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받고 보자는 수요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마이너스통장으로 융통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3일부터 쏠(SOL)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최고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도 까다로워진다. 그동안 DSR이 50%를 넘는 대출고객만 본부 심사 대상이었는데 이날부터는 40%를 초과하면 본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등 주요 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최고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적용 대상은 신규 고객이나 한도를 증액하려는 경우로 이미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둔 고객은 대상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Sh수협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중 종합통장(마이너스) 대출 신규 신청을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직장인 신용대출 최고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인상했다. 타행과 가계대출 정책 동향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정이라는 게 케이뱅크 설명이다. 다만 최고한도는 각각 2억5000만원, 1억5000만원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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