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훌쩍 넘은 판사 탄핵안..180표 '압도적' 가결될까

민주당에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기본소득당 1명..총 184명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왼쪽부터)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일 발의됐다.

현재로서는 본회의 때 돌발변수가 없다면 법관 탄핵안은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결 정족수를 넘은 161명의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고, 민주당 지도부도 동참해 사실상 '당론 발의'이기 때문이다.

먼저 법관 탄핵 발의를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의 3분의 1 이상인 100여명의 동의가 필요하며, 의결은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미 발의 때부터 의결 정족수인 151명보다 10명이 많은 161명의 국회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에 의결 때도 해당 기조가 유지된다면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에는 민주당은 물론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발의에 찬성한 정당의 의원들 수를 합쳐본다면 민주당이 174명,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기본소득당 1명으로 총 184명이 된다. 야권의 협조가 없더라도 충분히 탄핵안을 관철시킬 수 있다. 이론 상으로는 소수당까지 모두 참여한다면 180명이 넘는 찬성표가 나온다.

표결에서 막힐 가능성도 거의 없다. 2009년 18대 국회에서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본회의에서 표결에 가지 못해 폐기된 것과 비교해서도 이번엔 여당이 과반수를 넘은 '거대여당'이기 때문에 표결 자체도 무난하게 가능하다. 탄핵소추안은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표결되면 된다.

또한 지도부 차원에서 힘을 얹어준 것도 탄핵안 통과될 가능성을 높게 한다. 이번 탄핵안에는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가 공동발의자로 참여해 사실상 '당론 발의'가 됐다.

여권이 단독으로 탄핵안을 처리하면 4·7 보선을 앞두고 '독주'를 하고 있다는 비판 가능성에도 지도부가 탄핵안 발의를 결단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임 부장판사의 헌법 위반 행위가 판결문에 적시되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탄핵을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탄핵안을 발의한 161명의 국회의원들의 명단은 공개되지만 의결 시에는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이탈표가 나올 여지는 있다.

이에 따라 탄핵안 발의에 참여했던 의원이라도 법관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는데 심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발의 때는 동의했지만 투표 때는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탄희 민주당·류호정 정의당·강민정 열린민주당·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오후 탄핵소추안 발의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161명은 정당과 정파의 구별을 넘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법농단 헌법위반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4시쯤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장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접수할 예정이다. 탄핵소추안은 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4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결정을 맡는다.

suhhyerim77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