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자문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건부 허가권고..다수의견 "고령자 접종 가능해"

김우현 기자 2021. 2. 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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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앙약심의 열어 결과 발표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제공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65세가 넘는 고령자에게 접종해도 된다는 다수의 국내 전문들의 자문 결과가 나왔다. 임상 최종 결과 보고서 제출 조건으로 접종을 허가할 수 있다는 자문 결과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다수의 전문가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접종해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달 31일 백신 전문가와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열어 이런 결론을 냈다고 공개했다. 코로나19 백신을 환자에게 접종하려면 검증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등 모두 3차례의 전문가 자문을 받아야 한다. 

검증자문단은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데이터 총 4건을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검토했다. 임상시험에 참가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만 18세가 넘는 성인 8895명이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42.2세이며 이 가운데 만 65세가 넘는 고령자는 이 중 7.4%인 660명을 차지한다.

검증자문단의 검토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평균 62%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코로나19 백신 효과의 최소 예방효과 기준인 50%를 넘는 수치다. 검증자문단은 백신의 예방 효과를 예측하는 간접 지표인 ‘면역원성’ 평가를 위해 참가자 2398명에게 백신을 접종한 후 생성되는 항체의 종류와 양을 살펴봤다. 그 결과 백신을 두 번 맞은 뒤의 결합항체가가 접종 전보다 503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합항체가는 코로나19와 결합하는 항체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다. 참가자 중 접종 전의 결합항체가의 4배가 넘는 참가자의 비율을 나타낸 ‘혈청전환율’은 99%가 넘었다.

바이러스 표면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떨어뜨리는 ‘중화항체’의 양도 살펴봤다. 백신 2회 접종했을 때 중화항체 양은 접종 전 중화항체의 8.5배, 혈청전환율은 79%로 나타났다.

검증자문단은 만 65세가 넘는 고령자에 대한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별도로 평가했다. 고령자 가운데 백신을 맞은 투여군과 맞지 않은 대조군에서 감염자가 각 1명씩 발생했지만 두 사람 모두 병원에 입원해 심각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다. 면역원성 평가에서는 백신을 맞은 고령자에게서 결합항체와 중화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고령자들은 18~64세 성인과 혈청전환율이 비슷했다. 

백신을 맞은 사람 가운데 이상 사례 발생률은 18~64세 성인과 비슷하거나 낮았고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 사례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검증에 참여한 다수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계획이 만 18세 이상 대상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된 점, 만 65세가 넘는 고령자를 포함한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을 들어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을 맞은 뒤 면역 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도 고령자에 대한 투여 배제가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면역원성에서의 혈청전환율은 성인과 차이가 없으나 결합항체가가 만 65세가 넘지 않는 성인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추가 임상 결과를 확인한 뒤 허가 심사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증자문단은 이런 의견을 종합해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중간 분석자료를 허가 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내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검증자문단은 또 저용량군과 표준용량군에서 1차 투여시 예방효과는 표준용량군이 더 높았던 점 등을 바탕으로 표준용량 2회 투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투여 간격에 관해서는 4∼12주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다만 허가 후 임상현장에서 사용 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검증자문단은 임신부 백신 접종과 관련해 '임신기간 중에는 투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자문했다. 수유 중인 여성에 대해서는 '이 백신이 모유 중으로의 분비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내용을 허가사항에 기술할 것을 제안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품질자료를 심사하고 이번 자문단 회의 결과를 종합해 오는 4일 다음 자문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를 거친 뒤 그 결과를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관해서는 품질자료를 검토하고 앞서 검증자문단, 중앙약심 자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 권고사항을 종합해 이달 5일 개최 예정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허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결과를 당일 공개하기로 했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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