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에 돈봉투 놓고 사라지는 '충주 택배 아저씨'

4년째 벌써 34번째 돈봉투, 총 800만원 달해
동직원 "기부자도 여유있는건 아닌것 같은데.."

[충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택배기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34회에 걸쳐 수십만원이 든 돈봉투를 충북 충주의 한 동사무소에 놓고 사라지고 있다.

1일 충주시 용산동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지난달 26일 현금 30만원이 들어 있는 돈봉투를 센터 출입자 명부 작성 테이블 위에 놓고 돌아갔다.

이 기부자는 2018년 2월부터 수시로 센터에 들러 익명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택배라고 새겨진 겉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미뤄 택배 기사일 것으로 짐작만할 뿐이다.

흰색 돈봉투에는 "사회복지담당자에게 전해 주세요"라는 메모가 있었다. 돌아서는 그를 붙잡은 공무원들이 신원을 물어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그가 그동안 센터에 익명 기부한 이웃돕기 성금은 800여만원에 달한다.

센터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는 용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저소득 학생 장학금, 이웃사랑 캠페인 성금 기탁 등에 사용하고 있다.

조수정 용산동장은 "기부자 역시 넉넉치 않은 형편인 듯 보이는데도 4년째 성금 기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참된 기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의 선행은 모두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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