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꽃길만 걷다 흙길 받아들인 현대건설 양효진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2. 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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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센터 양효진(왼쪽 위)이 지난 3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센터 양효진(32)은 데뷔 때부터 꽃길을 걸었다. 2007-2008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입단할 때부터 주목을 받았으며, 데뷔 시즌부터 신인으로는 가장 많은 308득점과 세트당 0.57개의 시즌 3위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2009-2010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11년 연속 블로킹 1위의 자리도 그의 차지다.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처음 합류한 국가대표에서도 10년이 넘게 센터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가 입단한 이후 현대건설도 꽃길을 걸었다. 2010-2011시즌과 2015-2016시즌 두 번의 우승을 포함해 지난시즌도 비록 우승팀을 가리지 못했지만 1위로 마쳤다. 양효진은 현대건설에서만 준우승 2번에 3위 3번을 하는 등 봄 배구와 자주 만났다.

하지만 올시즌은 그의 기억에서 지우지 못할 시즌이 될 것 같다. 시즌은 5라운드에 접어들어 이제 8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현대건설은 7승15패, 승점 20점으로 5위 KGC인삼공사(승점 25점)에 한참을 뒤진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공격 각 부문 팀순위에서는 중위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선수들이 범실로 고비를 못 넘어 승수를 쌓지 못했다. 지난시즌 1위의 기억은 이제 떠올리려 해도 쉽지 않을 정도로 흐릿하게 남았다.

선두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았던 지난 31일 경기 이후에도 양효진은 쉽게 웃지 못했다. 오히려 올시즌 계속된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양효진은 “시즌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성적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래서 시즌 내내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다영의 흥국생명 이적 이후 주전을 맡은 김다인이 생각보다 성장하지 못했고, 센터 이다현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 레프트로 뛰었던 정지윤이 다시 센터 포지션으로 돌아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양효진 본인도 장기인 블로킹이 1일 현재 10위에 머물러 있고, 득점 11위 등 공격부문에서 팀의 간판다운 활약을 못하고 있다.

양효진은 “그래도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뭘 해야 될지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 우리라도 서로 보듬어 주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베테랑으로서의 입지를 이야기했다. 실제 양효진은 세트 스코어 2-2로 맞서던 마지막 세트 10-10 동점 상황에서 블로킹과 오픈 공격 등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5-10 승리에 기여했다.

양효진은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강팀에게 1승을 했으니 분위기나 전반적인 부분들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남은 기간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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