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마이크론' 메모리 빅3, 차세대 D램 개발 경쟁 본격화

신민준 2021. 2. 1. 16: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에 이어 SK도 EUV공정 도입..마이크론도 추진
EUV로 기술 정밀성 높이고 공정 수도 절반 이상 줄여
삼성·SK, EUV적용한 4세대 10나노급 D램 연내 양산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세계 메모리반도체 ‘빅3’의 차세대 D램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부터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차세대 D램 개발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D램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개발의 핵심 기술인 극좌외선(EUV) 공정을 연이어 도입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온오프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M16생산공장 준공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착공 2년만에 M16공장 준공

SK하이닉스(000660)는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M16 생산공장(팹) 준공식을 개최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1월 M16 생산공장 착공 이후 총 3조5000억원의 공사 비용과 공사인력 334만명을 투입해 25개월 만에 준공했다.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 7000㎡(1만 7000여 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특히 M16에는 SK하이닉스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도입된다. SK하이닉스는 EUV 장비를 활용해 올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D램인 4세대 10나노(1억분의 1m)급(1a)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M16은 그동안 회사가 그려온 큰 계획의 완성이자 앞으로 용인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EUV는 초미세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장비다. EUV는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 모양을 새겨넣는 노광 작업에 쓰이는 공정이다. EUV 장비는 대당 가격이 1500억원에 달하는 등 불화아르곤(ArF) 광원을 활용한 공정보다 장비 구입과 유지 비용이 비싸고 기술 구현이 어렵다. 하지만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 공정보다 파장이 14분의 1가량 짧아 미세하고 까다로운 회로를 한 번에 정확하게 찍어낼 수 있다. EUV는 또 불화아르곤 공정과 비교해 공정 수를 절반 이상으로 줄여 생산성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술력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10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네덜란드를 직접 방문해 EUV 장비 독점 생산기업인 ASML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점은 EUV의 중요성을 방증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세계 D램시장 71% 차지

삼성전자는 이미 D램 생산에 EUV공정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D램 1세대 10나노급(1x) DDR4 D램 샘플 100만개 이상을 고객사에게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3세대 10나노급(1z) LP DDR5 모바일용 D램 등을 생산하는 평택 제2공장도 가동했다.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이 10나노대에 들어선 이후 업계에서는 미세화 수준(회로 선폭 감소)에 따라 △1세대 1x △2세대 1y △3세대 1z △4세대 1a △5세대 1b로 이름을 붙여 세대를 구분한다. 삼성전자는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10나노급(1a)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빅 3중 4세대 10나노급(1a) D램을 가장 먼저 출하한 마이크론은 EUV 공정이 아닌 기존 불화아르곤 공정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도 EUV공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론은 최근 EUV설비 개발 담당자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이크론은 EUV장비 구입 비용 등을 고려해 2023년 이후 EUV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누적 기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9%로 1위다. SK하이닉스가 29.4%로 2위를, 마이크론이 23.1%로 3위를 차지했다. 옴디아는 올해 D램 시장 규모를 약 795억달러(약 88조원)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622억달러, 약 69조원)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초미세화되면서 기술 경쟁력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핵심 기술인 EUV장비 생산이 제한적인 만큼 장비 확보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