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 수렁' 빠트린 안디옥교회 '침묵'..시민들 '분통'

허단비 기자 2021. 2. 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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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진원지가 된 일부 교회들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죄한 것과 대조적으로 10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안디옥교회가 사과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주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07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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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발생한 교회들 잇단 사죄와 대조적
대면예배 강행 벌금받고 반발해 행정소송 진행
지난달 29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시설폐쇄 공고문이 붙어있다. 2021.1.2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집단감염 진원지가 된 일부 교회들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죄한 것과 대조적으로 10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안디옥교회가 사과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주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07명을 넘어섰다.

최초 확진자 이후 이들이 400여명 규모의 대면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돼 교인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한 이후 연일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다.

앞서 도심집회 관련 확진자가 예배를 본 후 감염이 확산해 3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성림침례교회(도심집회발 118명)는 지난해 8월28일 "교회의 관리부실을 인정한다"며 사죄했다.

성림침례교회 측은 당시 33명의 성가대원 중 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찬송가를 불렀고 다른 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집단감염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마스크 미착용과 단체식사로 7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청사교회 역시 입장문을 내고 방역수칙 위반 사실을 사죄했다.

하지만 역대 교회발 집단감염 중 가장 큰 규모인 광주 안디옥교회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디옥교회 측은 지난해 11월 광주시를 상대로 대면 예배 금지 행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10일까지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종교기관을 상대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안디옥교회 측은 8월 28일과 30일 두차례 100여명의 교인이 모인 대면 예배를 강행했고 광주시로부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안디옥교회 측은 이러한 시의 조처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에 나섰다.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는 행정명령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안디옥교회 목사는 지난해 8월 시와 구, 경찰이 현장 단속에 나섰을 때도 "종교 탄압"이라며 단속에 강하게 반발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디옥교회발 감염 확산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광주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 29일 광주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1월 30일부터 2월 10일까지 12일간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가 종교계를 대표해 교회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진원지가 된 것에 사죄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안디옥교회 측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목포에 거주하는 김모씨(60)는 "자녀들이 광주에 있는데 교회발 확진자가 많이 나오니 너무 걱정이 된다"며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지 동선도 많고 접촉자도 많아서 괜히 교회발 확진자로 분류돼 똑같이 욕을 먹을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모씨(30)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무죄판결을 받아서 교회들이 더 날뛰는 거 아닌가 싶다"며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 교회들 대면 예배를 금지했으면 좋겠다. 교회 뉴스만 보면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 한 교회 관계자는 "집단감염 발생 이후에 교회 측이 좀 더 성숙하게 대처하고 사죄를 하면 좋을텐데 사죄 한 마디 없어서 교회 이미지가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안디옥교회발 확진자들이 방문한 광산구 수완동 해정복지센터와 서구 금호2동 행정복지센터가 임시폐쇄됐고 광주 한 고등학교에서 7명의 학생이 집단감염돼 학생과 교직원 1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됐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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