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조건부허가 권고..65세이상 접종 허용은 '다수의견'(종합)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수 전문가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1일 밝혔다. 또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 등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식약처는 전날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임상 통계 전문가 등 8명이 참석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식약처는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를 위해 검증 자문단 및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소속 전문가 명단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분석했다.
예방효과는 백신과 대조약물을 2회 투여한 후 15일째부터 각 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고열·기침 등 1가지 이상의 임상 증상이 발현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된 경우 감염 확진으로 정의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에서 배제된 만큼 실제 예방효과는 더 낮을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함께 (포함해) 효과성 평가를 했을 때 (결과에) 영향이 없었다"고 답했다.
고령자 임상 데이터 부족 논란에도…"면역반응 성인과 유사"
검증 자문단은 이 백신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자 관련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해 검토했다.
효과성 확인 임상시험에 참여한 대상군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7.4%(660명)였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8.9%(2천109명)가 포함됐다.
그 결과 고령자 백신 투여군과 대조군에서 코로나19가 각 1건씩 발생했다. 백신군과 대조군 모두 심각한 질환은 발생하지 않았다.
면역반응도 만 18∼64세 '성인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의 양을 나타내는 '결합항체가'는 성인 99.3% 대비 고령자 100%로 고령자가 더 높았고, 중화항체가는 성인 80.7% 대비 고령자 64%로 고령자가 더 낮았다. 다만 결합항체 및 중화항체 수치와 예방효과와의 연관성은 아직 연구 중이다.
박인숙 심사부장은 "(이 수치는) 중화항체가 자체가 아니라 양전율(백신에 의해 항체가 생성된 비율)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양전율의 경우 64%나 87%(실제 수치 80.7%)는 60%를 이미 넘어섰고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사례 발생률도 성인군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예측되는 이상반응은 성인군 87.7%, 고령자 82.4%였다. 예측되지 않은 이상반응은 성인군 39.2%, 고령자 24.6%였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는 ▲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 ▲ 백신 투여 후 면역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참여 대상자 중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소수 전문가는 임상 등 추가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항체가가 65세 미만의 성인에 비해 낮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체 피험자 대상 예방효과 62%…투여 간격 넓을수록 효과↑
전체 피험자에 대한 예방효과는 약 62%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인 만 18세 이상 성인 8천895명(백신군 4천440명, 대조군 4천455명)을 대상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표준용량 2회를 투여받았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확진받은 사람은 백신군 27명, 대조군 71명이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인 '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또 백신군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중증 발현, 입원, 중환자실 이용, 사망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 대조군에서는 4명이 입원했다.
결합항체가는 백신 2회 투여 후 503배 증가했으며, 투여 전과 비교했을 때 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하는 '혈청전환'을 보인 대상자는 99% 이상이었다.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중화시켜 예방을 유도하는 '중화항체'의 경우 백신 2회 투여 후 8.5배 증가했다. 대상자의 79% 이상에서 혈청 전환이 나타났다.
"이상반응 허용할만한 수준…신경계 관련 모니터링 필요"
임상 기간 중 0.7%(79명), 대조군 0.8%(89명)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됐으며, 백신군에서 백신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이상사례로는 발열(1건)·횡단성척수염(1건) 등이 있었다.
두 사례 모두 30대에서 나타났다.
검증 자문단은 이에 대해 허용할만한 수준이지만 횡단성척수염 등 신경계 관련 이상반응 발생에 대해서는 허가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사부위 통증 등 백신접종 후 예측되는 이상사례는 백신군 약 87%, 대조군 약 74%가 발생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으며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1차 투여 때 보다 2차 투여 때 감소했다.
투여 후 28일간 조사한 예측되지 않은 이상 사례는 백신군 약 38%, 대조군 약 28%가 발생했으며 이상사례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임상 결과 및 중간자료 제출 조건으로 허가 가능"…오는 4일 중앙약심 결과 발표
검증 자문단은 이런 의견을 종합해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중간 분석자료를 허가 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내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식약처는 임상 중 일부 시험대상자가 1차 저용량 투여 후 2차 표준용량이 투여됐음을 고려해 표준용량 2회 투여가 적절한지 자문했다.
검증자문단은 저용량군과 표준용량군에서 1차투여 시 예방효과는 표준용량군이 더 높았던 점 등을 바탕으로 표준용량 2회 투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투여 간격에 관해서는 4∼12주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허가 후 임상현장에서 사용 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검증 자문단은 임신부 투여와 관련해 '임신기간 중에는 투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자문했다. 수유부에서는 '이 백신이 모유 중으로의 분비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내용을 허가사항에 기술할 것을 제안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품질자료를 심사하고 이번 자문단 회의 결과를 종합해 오는 4일 다음 자문단계인 중앙약심을 거친 뒤 그 결과를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백신 수급 차질 우려에 대해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2월에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은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그 상황에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관해서는 품질자료를 검토하고 앞서 검증자문단, 중앙약심 자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 권고사항을 종합해 오는 5일 개최 예정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허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결과도 당일 공개된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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