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욕해도 어차피 억대 연봉..능력되면 입사하라" 직원 조롱글에 사과
[경향신문]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 욕하지 말고 능력 되면 입사하라”는 KBS 소속 직원의 글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이번 논란을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과했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KBS 소속 직원임을 인증받은 이용자 A씨가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은 보장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한다.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 같은 건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 제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입사하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을 비판하면서 “KBS 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가 60% 이상” “‘억대 연봉자’의 73.8%인 2053명은 무보직”이라고 지적한 뒤 KBS에 쏟아진 비판 여론을 의식한 글이다. KBS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1억원 이상 연봉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60% 이상이 아닌 46.4%”이며 “향후 5년간 고연봉자 908명이 퇴직하고, 지난해 임금 동결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판 여론을 “능력 되면 입사하라”고 조롱해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이다.
KBS는 1일 A씨의 글에 대해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이번 논란을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KBS는 앞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직무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는 지난 27일 KBS 이사회에 TV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상정했다. KBS는 이 같은 인상이 현실화하면 수신료 수입이 1조 411억원(2019년 기준)으로 늘어 전체 예산의 53.4%를 차지, 재정 상황이 나아져 콘텐츠 질도 향상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 수신료 인상까지는 공청회, 여론조사, KBS 이사회 심의, 방송통신위원회 의견 제출, 국회 제출과 통과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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