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탄핵 161명 동의, 소추안 발의 될 듯.."국회에 부여한 책무"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판사 출신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사법농단 관련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발의 명단에 161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탄희 민주당·류호정 정의당·강민정 열린민주당·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일 오후 탄핵소추안 발의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경과를 전했다.

이들은 “오늘 국회의원 161명은 정당과 정파의 구별을 넘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법농단 헌법위반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며 “오늘 함께 한 4개 정당의 소속 국회의원들은 재판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헌법위반 판사’를 걸러내고, 반헌법행위자가 다시는 공직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브로커 역할을 한 사실을 들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임 부장판사는 ‘세월호 7시간’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유명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사건 등에서 임 부장판사가 판결내용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유출된 판결내용을 수정해 선고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이러한 피소추자 임성근의 재판개입행위에 대해, 2018년 11월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고 선언했으며, 법원은 1심 판결을 통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6차례나 명시했다”며 “그럼에도 피소추자 임성근은 현재까지 어떠한 징계도 처벌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말 갑작스럽게 재임용불희망을 한 그는 이달 말일, 명예롭게 퇴직한다. 법원도 공인한 반헌법행위자 임성근은 전관변호사로 활약하고 다시 공직에도 취임할 수 있다”며 서둘러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의 이 기회를 놓친다면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 잡을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지 모른다.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미래의 사법농단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의 헌법상 의무를,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의 헌법상 의무를 마지막까지 다하면 된다. 반헌법행위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실익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이렇게 설계된 대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 채택하지는 않았으나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모두 지지 의사를 밝혀 소추안 발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은 2일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거친다. 공동 발의자 인원만 의결정족수를 넘겨 헌정사상 처음 국회에서 법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락 (ped1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