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前 쿠웨이트 대사대리 "김정은, 제재 강화해야 핵협상 나설 것"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1일 미국 매체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제재 및 인권공세 강화를 주문했다.
류 전 대사대리는 1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체제의 안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19년 9월 근무지에서 이탈해 가족과 함께 국내에 입국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름은 주민등록 과정에서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류씨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북한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는 대북제재의 해제를 위해 ‘핵무기 감축' 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난 2018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대북제재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는 전례 없이 강력하다”면서 “대북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사회주의 천국임을 자처하며 인권침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며 “인권은 도덕성의 문제이며 북한 정권에서 인권 문제는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류씨는 “바이든 정부가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현명하게 다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10대 딸에게 더 나은 삶을 주겠다고 결심한 류씨는 자신과 아내가 쿠웨이트에 사는 동안 한 달 동안 탈출 계획을 세웠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사람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탈북자 가족을 처벌하는 경우가 많다”며 “21세기에 그런 봉건적인 집단적 가족 처벌을 받는 것이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외 파견 외교관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자녀를 인질로 남기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세 형제와 83세의 어머니를 언급하며 “저는 단지 그들이 오래 사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내가 저지른 일로 벌을 받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함께 서울에 온 딸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가’라고 물었더니 “원하는 만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류씨는 자신이 외교관 신분이면서도 외화벌이 활동에도 관여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벌어야 할 외화 금액에 대한 할당량을 받았다”고 했다. 류씨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의 가까운 동맹국인 시리아에도 파견돼 장거리 다연장포와 대공 무기 시스템 등 재래식 무기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팔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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