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상징 vs 인권탄압 동조자..아웅산 수치 또다시 구금

강민경 기자 2021. 2. 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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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민주화 아이콘이자 실권자였던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이 1일 군부에 의해 구금되며 실각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치 고문은 자택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돌아온 독립영웅의 딸민주화 아이콘 되다=수치 고문은 미얀마 독립운동 영웅이자 국부로 추앙받는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발이 묶인 상황에서도 수치 고문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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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가택생활 견뎠지만 또 자유 잃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얀마의 민주화 아이콘이자 실권자였던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이 1일 군부에 의해 구금되며 실각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치 고문은 자택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미얀마 군부는 1년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발표했다.

과거 군사정권 하에서 정치범으로 15년간의 가택연금 생활을 견뎠던 수치 고문은 이렇게 또다시 자유를 잃게 됐다.

◇돌아온 독립영웅의 딸…민주화 아이콘 되다=수치 고문은 미얀마 독립운동 영웅이자 국부로 추앙받는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그는 2세 때 아버지가 암살된 후 인도와 영국 등 해외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하면서는 영국인 마이클 에어리스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다.

그러다 33살이 되던 1988년, 어머니의 병문안을 위해 고국에 들어왔다. 이때 수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에 희생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를 계기로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다가 1990년 군부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그해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전체 의석의 82%를 차지하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군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군부는 수치 고문을 정치적으로 탄압했다.

발이 묶인 상황에서도 수치 고문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민주주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시상식엔 남편과 두 아들만 참석했다.

1994년 당시 군부정권 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아웅산 수치 고문. © 로이터=뉴스1

◇제도권 정치 진출…미얀마 문민정부 열다=수치 여사에 대한 구금과 석방은 계속해서 반복됐다. 전격 석방된 건 2010년 말 총선 때다.

제도권 정치에 입성한 건 2012년 3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다. 이후 2013년 1월에는 한국에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2015년 11월 NLD가 총선에서 압승한 결과 수치 고문은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가 됐다. 그러나 대통령은 될 수 없었다. 2008년 군부정권에서 제정된 헌법상 배우자 혹은 자녀 등 직계가족이 외국 국적자일 경우 대선 출마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수치의 또다른 얼굴…'로힝야 탄압' 방관=수치 고문은 집권 1년만에 소수 민족의 인권 탄압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드러내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로힝야족은 식민지 시기 영국이 민족 분열정책 일환으로 끌어들인 이슬람계 소수민족이다. 군부는 2017년 8월부터 로힝야족 반군을 토벌한다는 명분하에 로힝야족이 밀집한 서부 라카인주에서 잔혹한 군사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수치 고문은 로힝야 사태에 침묵하면서 사실상 군부의 학살을 방관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한때 미얀마 민주화 상징으로서 국제앰네스티 인권상과 노벨평화상 등을 수상한 지난 이력과는 정반대되는 그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급기야 국제앰네스티는 그에게 주어진 인권상을 박탈했다.

여러 평가 속에서도 수치 고문은 '장군의 딸'로서 미얀마 대중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2020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무려 79%로 나타났다. 전년 여론조사보다 무려 9%포인트 높은 수치다.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 피고인석에 출석하고 있다. 수지 국가자문역은 이날 법정에서 미얀마 정부군이 로힝야 무슬림 주민들을 상대로 제노사이드를 범했다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불완전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직접 변호에 나섰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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