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쏘아올린 '한일 해저터널'..건설 비용·경제효과는?
한일터널硏, 공사비 100조원 중 한국부담 20조원 추산
부산시민 78%·국민 70.6% '건설 시 이용 의사 있어'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한일 해저터널 사업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 부담으로 54조5000억원의 효과, 45만명에 달하는 고용유발 효과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가덕도 신공항과 함께 한일해저터널을 건설해 가덕도를 ‘하늘길·바닷길·땅길’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비전인 셈이다.
사단법인 한일터널연구회에 따르면 부산∼후쿠오카 220㎞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을 건설할 경우, 양국이 분담하게 될 공사비는 약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구회 측은 이 해저터널 건설에 들어가는 한국 측 부담액은 약 20조원이지만 국내 총생산 유발 효과 54조원대, 부가가치유발 효과 19조원대, 고용유발 효과 44만명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저터널 건설이 실현될 경우, 우리 정부보다 일본 측이 더 큰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평화도로재단 등이 2017년 ‘한·일 터널의 동북아시아 파급효과’를 주제로 개최한 ‘2017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실현 국제 심포지엄’에서 신장철 숭실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 공사비와 관련해 영토를 기준으로 일본이 공사비의 70%, 한국은 30% 정도만 분담하면 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의 거제도 또는 부산과 일본의 대마도 간 거리는 약 50㎞로, 공해 상 기준으로 한국이 부담하는 구간은 25㎞ 전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시 예상 공사 기간은 10∼15년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해저터널’ 개통 경험 등을 기반으로 했을 때 기술적으로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경제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실현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아울러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등을 이유로 해저터널 건설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게시된 바 있는 만큼, 사업에 부정적 인식을 지닌 시민들의 반대를 풀어내는 것도 숙제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2016년 11월 열린 ‘한일해저터널 2차 라운드테이블’에서 주제 발제자로 나선 중앙대 허재완 교수(현 명예교수)는 “한일 해저터널이 85조원 이하의 비용으로 건설되면 경제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한일 해저터널 건설로 한국은 39조원의 생산유발과 최소 26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며 “한·일 간 대도시를 바로 연결하는 부산∼후쿠오카 노선의 경제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양국의 민간차원에서 관련 연구·개발이 장기간 계속돼 왔다. 한국에서는 1986년 ‘한일해저터널연구회’를 설립, 1988∼1990년 2년여 동안 대마도와 거제도 일대 5개 지역에서 시추조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이키섬∼대마도∼거제 또는 부산에 이르는 설계도를 완성했으며 2014년 5월에는 대마도 서해안의 아레(阿連)에서 조사 사갱 입구 공사를 위한 상세측량이 실시됐다. 2017년 기준 가라쓰시에는 해저 547m까지 시추 터널이 뚫린 상태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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