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아니고 왜 중국동포?..잇단 사건에 번지는 혐오
최근 중국동포 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중국인 혐오 분위기가 재확산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의 '조선족' 발언을 두고 '일베정치인'이라는 비난까지 나오면서 표현 논쟁까지 불붙었다.
최근 중국동포들의 범죄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국민적 여론은 악화됐다. 지난달 서울 대림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중국동포 2명이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치정 문제로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이후 현장을 목격한 조모씨(26)는 "음식점 앞부터 도로 끝까지 많은 양의 피가 바닥에 묻어있었고 녹색 병조각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며 "집 앞 큰 도로에서 사건이 발생하다보니 불안한 마음이 생겨 저녁시간에는 쓰레기도 버리러 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영등포구 서부간선도로에서 30대 남성이 차를 타고 400m 가량을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60대 기사를 숨지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운전자 A씨(32)와 동승자 B씨(32)는 중국동포로 당시 술과 마약에 취해있었다. 숨진 택시기사의 유가족이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하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을 배경으로 한 범죄 영화들이 인기를 끌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진 측면도 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은 중국동포 장기밀매 조직 소탕을 소재로 다뤘다. 이에 중국동포 66명은 영화 제작사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중국동포들에게 불편함과 소외감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제작사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권고를 내렸다.
혐오논란은 '조선족과 중국동포'라는 표현 논쟁으로 이어졌다. '조선족' 발언이 논란이 된 오세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조선족 동포'라는 표현을 썼는데, 조선족이라고 표현하면 혐오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 국민들은 중국동포보다 조선족이라는 용어에 더 익숙하다"고 했다.
대림동에서 40여년간 거주한 택시기사 안모씨(51)는 "한국인이 편견만으로 중국 동포를 혐오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는 말처럼 '조선족'보다는 '중국동포'라고 부르는게 정겹다"고 했다.
또 다른 대림동 주민 강모씨(80)는 "중국동포도 좋은 사람은 좋고, 나쁜 사람은 나쁘다"며 "일부는 '왜 우리는 동포라고 부르지 않느냐'면서 조선족 호칭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중국동포라는 말이 있는데 조선족이라고 불러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할일이 없지 않나"고 했다.
반면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씨는 "국적이나 사상은 중국인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동포라고 부르는데 이질감이 든다"며 "뉴스를 통해 접하는 강력범죄가 많아 두려운 마음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대림동에서 만난 중국동포들은 호칭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중국동포 A씨는 "조선족이나 중국동포라는 호칭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며 "대부분의 중국동포는 범죄와 관련없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인데 대림동과 중국동포에 대해 안좋은 인식이 퍼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2015년 한국으로 왔다는 중국동포 B씨(58)는 "조선족이라는 호칭이 기분 나쁘지는 않다"며 "'조선족'이라는 말에 한국인과 같은 핏줄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도 소개할 때 조선족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청년층들이 대림동에와 식사를 하는 등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데 조선족들도 한국인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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