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폭행 '신상공개는 제외'..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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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A씨는 50대 남성입니다.
A씨는 지난해 봄 친딸을 성폭행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A씨에게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적용하지 않은 겁니다.
'친족 관계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A씨의 신상정보도 공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인권·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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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한 성관계였다” ‘인면수심’ 아버지의 말
피고인 A씨는 50대 남성입니다. A씨는 지난해 봄 친딸을 성폭행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당시 A씨가 사는 원룸에서 두 사람이 술을 마시다가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7년과 전자장치 부착 10년도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A씨와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정에 선 A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합의한 성관계였습니다.” 자신의 범행을 일체 부인하는 발언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심의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 피해자가 알려질 수 있어 ‘신상공개 명령에서는 제외’
그런데 재판부의 판단에서 지켜볼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A씨에게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적용하지 않은 겁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신상공개 고지명령 면제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는 친족 관계 등 범죄사실 요지가 포함된 피고인 신상정보가 공개되면 피해자의 신상정보까지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친족이라는 특수한 관계 탓에 ‘2차 가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 도입 초기에는 아동이나 청소년 대상의 성범죄자만 공개되다가 이제는 성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성범죄자도 공개됩니다.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각종 성범죄자의 이름과 사진, 주소, 죄명과 범죄 사실 등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내가 사는 곳 주변에 성범죄자가 이사 오거나 다른 곳으로 갈 때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고지서를 받는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성범죄자 정보를 주민에게 알려 재발을 막고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 ‘’친족간 성범죄자 신상공개 필요한가요?“ 전문가 의견 물었더니…
‘친족 관계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A씨의 신상정보도 공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인권·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우선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가 얻을 이익에 비해서 피해자가 볼 피해가 더 걱정되기 때문에 법원 판단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또, ”인구가 적은 지역 사회 내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쉽게 알려질 수 있다. 신상공개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친족간의 성범죄는 더 엄하게 다스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2차 가해’를 이유로 피고인이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법의 공백을 메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 ‘피해자 보호와 성범죄 예방’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까?
뉴스 리포트가 방송된 뒤 많은 분이 포털사이트 댓글로 의견을 나누셨습니다. ”가해자를 아는 사람들을 통해 상처를 입은 딸의 정보가 알려질 수 있으니 비공개해야 한다“ ”신상공개는 하지 않는 대신에 그만큼 형량을 더 늘려야 한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친족 성범죄는 비공개하더라도 출소 뒤 재발 방지를 위해 성범죄자인 사실만이라도 기재해 알려야 한다“ ”피해자에게 의사를 물어 피해자가 동의하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절차도 생각해볼 수 있다“ 등 전문가들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를 살펴보면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성폭력을 저지르면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최소 형량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같을 정도로 무겁게 처벌하는 중범죄입니다.
사회적 공분을 산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할까요? 아니면 피해자의 고통을 고려해 예외를 둬야 할까요?
누구도 정답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든 의견을 제시해 사회적 편익을 높여야 하는 주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웅 기자 (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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