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성장률 오르면 뭐하나..'K-양극화'는 갈수록 심화

김용훈 2021. 2. 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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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출 전년 동기比 11.4%↑ 480.1억달러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2.0% 감소
한은 "거리두기 지속될수록 소득불균형 심화"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상향조정되고 있지만 부문별 'K자형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 수출은 증가한 반면 민간 소비와 밀접한 운수업,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생산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지속될수록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더 줄어 소득분배를 악화시킬 것이란 점이다.

■올해 韓 성장률 ↑…K자형 양극화는 심화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과 리서치 기관 7곳 중 3곳은 1월 26일 한국은행의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 발표 직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1~0.3%포인트(p) 올려잡았다. 7곳의 주요 기관이 내놓은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5.0%에 달한다.

이들이 올해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수출이다. 실제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4% 증가한 48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3.8% 감소에서 11월 4.1% 증가로 돌아선 뒤 12월 12.6%에 이어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사진=fnDB

수출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한 것은 2017년 8~9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1월 총수출액 480억1000만달러는 역대 1월 실적 중 두 번째로 높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6.4% 늘어난 21억3000만달러다. 1월 하루 평균 실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21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1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와 자동차다. 반도체 수출은 21.7% 증가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고 무선통신기기(58.0%), 디스플레이(32.2%)는 각각 16년여만, 1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동차 역시 지난해 12월 4.4% 감소에서 1월 40.2% 증가로 돌아서며 2017년 9월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1월 제조업 PMI는 전월(52.9)보다 0.3포인트 오른 53.2를 기록했다. 하지만 민간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은 제조업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당장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조업 생산은 0.5%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2.0% 감소했다.

특히 문화·기타서비스업의 생산액은 34조8085억원으로 16.5% 줄었고, 여행이 막히면서 운수업도 15.9% 축소됐다. 영업중단을 반복했던 도소매·숙박음식업은 5.8% 쪼그라들었다. 이런 부문별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 감소가 고착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거리두기 지속될수록 소득불균형 심화"
서비스업 생산이 후퇴하고 있는 것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다. 지난해 4·4분기 공실률은 12.7%로 2019년 1·4분기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5.6%에서 7.1%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매출 하락 탓에 폐업을 택한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월 평균 전국 자영업자는 533만1000명으로 2019년 대비 1.3% 감소했다. 취직한 기업의 사업 부진으로 휴직한 일시휴직자는 37만1000명이다. 지난해 전체 일시휴직자는 83만7000명으로 이는 198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이 탓에 지난해 개인파산은 5만379명으로 2016년 이래 다시 5만명 선을 넘었다.

세종시 도담동 상가건물. /사진=김용훈 기자.
거리두기가 지속될수록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임금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2020년중 우리나라 잠재 임금손실률은 7.4%로 추정했다. 2020년 3월부터 12월중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5.5개월간, 2단계가 3.5개월간, 2.5단계가 1개월간 시행을 전제로 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임금손실률이 높았다. 거리두기로 인한 봉쇄조치 시 근무가능지수를 소득분위별로 보면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가 0.31인 데 비해 소득 5분위(소득 최상위 20%)는 0.49였다. 지난해 소득불평등과 빈곤도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0.009포인트(p) 상승했고, 빈곤 지수는 6.4%포인트 올랐다.

거리두기 단계가 높을수록 임금손실률도 컸다. 거리두기 1단계가 1개월 시행된다고 가정할 때 손실률은 0.5%였지만 3단계일 경우 2.6%까지 치솟았다. 같은 조건 하에 지니계수도 1단계에선 0.0005p 상승했지만 3단계에선 0.0025p 상승했고, 빈곤지수도 1단계에선 0.13%p 상승한데 비해 3단계에서 3.08%p 상승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산업 측면에서는 비대면서비스업,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지향적인 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기존의 대면서비스업, 전통산업은 극심한 불황을 겪는 K자형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개인 간에도 자산과 직업에 따라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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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0514@fnnews.com 김용훈 정상균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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