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다.." 60대 치킨집 사장님, 산불감시원 체력시험 중 숨져

윤난슬 2021. 2. 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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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에서도 산불감시원 채용과정 중 체력시험을 보던 6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산림청에서는 산불감시원 선발 시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등짐펌프(15ℓ)를 착용하고 2㎞ 도착 시각을 측정하는 체력 검정을 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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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하는 119구급차

[장수=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장수에서도 산불감시원 채용과정 중 체력시험을 보던 6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산림청에서는 산불감시원 선발 시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등짐펌프(15ℓ)를 착용하고 2㎞ 도착 시각을 측정하는 체력 검정을 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기준 강화 이후 전국에서 체력 검정을 받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전북경찰청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 20분께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의 한 체육관에서 진행된 군 산불감시원 채용 체력검정 과정에서 A(64)씨가 숨졌다.

당시 A씨는 15ℓ 등짐펌프 짊어지고 1.2㎞를 13분 대로 완주해야 하는 시험을 봤다. 그는 600m 지점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장수군의료원 의료진이 급히 심폐소생술 등을 실시하며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앞서 장수군은 이달부터 6월까지 약 5개월 간 활동하는 '산불감시원' 채용 공고를 냈다.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루에 6만 9800원이 지급된다.

44명을 선발하는 이번 모집에는 모두 69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0년 동안 산불감시원으로 일해왔으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올해도 산불감시원 지원에 나선 A씨. 평소 고혈압 등 지병을 앓던 A씨에게 체력 검정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생계를 위해 체력 검정에 참여했다가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A씨의 지인은 "A씨가 낮엔 산불감시원으로 일하고 저녁엔 치킨집을 운영하며 부지런하게 살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장사가 안돼 힘들어했는데, 안타까운 사고로 떠나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산림청의 강화된 기준으로 산불감시원 선발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11시 10분께 경북 군위군 동부리 산길에서 산불 지상감시원 지원자 B(59)씨가 15ℓ 물이 담긴 등짐펌프를 메고 출발지부터 종착지까지 경사진 산길 1.3㎞를 이동한 뒤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숨졌다.

같은달 22일 경남 창원에서도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에 나선 C(71)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B씨는 15ℓ 등짐펌프를 등에 지고 언덕이 있는 도로 2㎞를 왕복으로 걷는 시험을 치르다 종착지 50~60m를 앞두고 쓰러졌다.

지난 21일에는 울산 북구에서는 산불감시원을 뽑는 체력검정 시험에서 15㎏짜리 물통을 메고 운동장 1㎞ 구간을 약 12분 안에 왕복하던 D(60)씨가 종착점에 도착한 뒤 쓰러져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산림청은 체력 검정 평가 기준을 완화하기로 하고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했다. 장수군도 이번 산불감시원 선발과 관련, 산림청 거리 기준보다 짧은 1.2㎞로 내려 시험을 치렀으나 비극은 피하지 못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ns46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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