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허락해서".. 10대 의붓딸 86차례 성폭행한 30대 '징역 10년'

재판부 "피해자 착한 마음 이용, 엄벌 필요"

의붓딸을 수십차례 성폭행한 3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뉴스1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의붓딸을 수십차례 성폭행한 3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위계 등 간음) 등으로 기소된 A씨(35)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원심의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유지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86차례에 걸쳐 의붓딸 B양(10대)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의 악몽은 2016년 시작됐다. B양의 어머니가 새아빠라며 A씨를 소개했다. 이후 A씨와 B양의 어머니, B양, B양의 동생 3명 등 6명은 같이 살게 된다.

1년 뒤 A씨는 악마 같은 본색을 드러냈다. 2018년 8월부터 홀로 있는 B양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점점 수위를 높였고 범행은 더 대담해져 B양을 성폭행했다. 그러나 B양은 대응할 수 없었다.

A씨가 평소 “죽여버리겠다”며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경찰에 신고할 경우 가정이 깨져 친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A씨가 다른 범죄로 인해 경찰에 신고돼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딸도 동의해서 성관계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가 "피해자의 착한 심성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성폭행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하자 A씨는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할 어린 나이의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줬다"며 "향후 피해자가 건전한 인간관계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허락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 어머니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에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항소심에 이르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는 점,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점 등 모든 사정 등을 종합했을 때 원심의 형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ada072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