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브 스캔들'에 일본 여당 의원 4명 탈당하거나 사직키로

도쿄/이하원 특파원 2021. 2. 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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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 중 호스티스 술집갔던 자민당 의원 3명은 탈당, 공명당 의원은 의원직 사퇴
국민은 외출 자숙중인데 여당 의원들이 물의 일으키자 이례적 조치

코로나 긴급사태가 발령 중인 일본에서 호스티스(여성 접대원)가 나오는 ‘크라브(club)’를 출입한 여당 의원 4명이 의원직을 사직하거나 당을 탈당하기로 했다. 코로나 대응 실패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크라브 스캔들’이 여당을 덮치는 모양새다.

교도통신은 1일 오후 최근 크라브를 출입했다가 발각됐던 자민당의 마쓰모토 준(松本純) 국회대책위원장 대행이 자민당을 탈당하기로 했다고 긴급뉴스로 전했다. 마쓰모토 의원은 자민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혼자서 크라브에 갔다고 해명했으나 사실은 후배 의원 두 명과 함께 갔었다. 사실과 다르게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같은 당의 타노세 타이도(田野瀬太道) 문부과학성 부대신과 오오츠카 타카시(大塚高司) 국회대책 부위원장도 마쓰모토 대행과 동석한 것을 인정해 탈당계를 제출하기로 했다.

마쓰모토 대행은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의 최측근으로 국가공안위원장, 내각부 특명담당 대신을 역임한 중진 의원이다. 3선의 타노세 의원은 지난해 9월 스가 내각이 발족하면서 문부과학성 부대신으로 취임했다. 오오츠카 의원은 4선의원으로 중의원 운영위원회 이사(간사)도 맡고 있다.

마쓰모토 대행 등 3명은 “국민은 자숙하고 있는데 자민당 의원들은 심야에 호스티스가 나오는 크라브에서 시간을 보내느냐”는 여론이 커지자 당 지도부와 협의를 거쳐 탈당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의원 3명이 불미스러운 일로 동시에 탈당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22일 심야에 긴자의 회원제 크라브에 들어갔던 사실이 알려졌던 공명당의 도야마 기요히코(遠山淸彦) 간사장 대행은 의원직을 사직하기로 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7일 긴급사태를 발령하면서 “저녁 8시 이후에는 불요불급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 5인 이상 회식은 피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도 지난 8일 9명이 모인 저녁 회식에 갔던 사실이 알려져 사과했다.

스가 총리는 이르면 1일 저녁 긴급사태 연장을 발표하면서 크라브 스캔들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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